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단발성 신메뉴 경쟁이 장기적인 지역 상생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치 소비’와 ‘로코노미(Local+Economy)’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식음료 업계도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프로젝트를 새로운 브랜드 경쟁력으로 키우는 모양새다. 특히 한국맥도날드는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를 5년째 이어오며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맥도날드는 8일 서울 용산구 맥도날드 이태원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맛’ 여섯 번째 신메뉴인 ‘충주 찰옥수수 치즈 크로켓 버거’와 ‘충주 찰옥수수 치즈 크로켓 머핀’을 공개했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한국맥도날드가 2021년부터 이어온 대표적인 로컬 소싱 프로젝트다. 전국 각지의 특산물을 메뉴로 재해석해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맛을 제공하고, 지역 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창녕 갈릭 버거를 시작으로 보성 녹돈, 진도 대파, 진주 고추, 익산 고구마에 이어 올해는 충주 찰옥수수를 택했다.
성정화 한국맥도날드 마케팅팀 이사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식재료의 맛과 특성을 맥도날드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국내 대표 로코노미 프로젝트”라며 “지난 5년 동안 지역 상생과 고객 반응이라는 두 측면에서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 올해도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성과는 실제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 5년간 한국의 맛 메뉴 누적 판매량은 3000만개를 넘어섰으며, 이를 위해 수매한 국내산 식재료는 1000톤 이상에 달한다. 한국맥도날드가 임팩트 측정 전문기관 트리플라잇을 통해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프로젝트가 창출한 사회·경제적 가치는 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역 브랜드 가치 향상 효과가 약 567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농가 소득 증대는 44억9000만원, 농산물 폐기 비용 절감 효과는 4억6000만원으로 분석됐다.
한국맥도날드는 프로젝트가 지속적인 호응을 얻은 배경으로 ‘진정성’을 꼽았다. 지역 식재료를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농가와 생산자를 광고와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과 식재료의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면서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심나리 한국맥도날드 홍보·대외협력 상무는 “최근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많은 고객들이 지역 상생에 대한 진정성을 공감해주는 것 같다”며 “메뉴 출시를 넘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 목표”라고 강조했다.
메뉴 개발 과정에서도 지역 식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메뉴에는 약 25톤의 충주 찰옥수수가 사용됐다. 백창호 한국맥도날드 메뉴개발팀 팀장은 “옥수수는 남녀노소 누구나 친숙하게 즐기는 여름 대표 식재료”라며 “콘치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충주 찰옥수수의 쫀득한 식감과 자연스러운 단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메뉴를 만들기 위해 약 1년 동안 개발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상생의 범위도 한층 넓혔다. 지난해 익산시와 함께 진행했던 고향사랑기부제 연계 프로모션을 충주시로 확대해 전국 매장 트레이매트에 기부 QR코드를 삽입한다. 10만원 이상 기부하면 충주 특산품과 버거 세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또 충주시 원도심 관아골 청년몰과 협업해 약 5주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지역 청년 창작자들의 굿즈와 체험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식음료 업계 전반에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상생 프로젝트는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SPC 파리바게뜨는 ‘행복상생 프로젝트’를 통해 논산 딸기, 평창 감자, 제주 구좌당근, 무안 양파, 문경 오미자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논산 딸기 농가와는 2021년 협약 이후 매년 딸기를 수매해 제품화하고, 청년농부가 재배한 딸기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농가 판로 확대와 청년농부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역시 문경 오미자, 공주 밤, 고흥 유자 등 국내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농산물 소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상생 협약을 맺고 평택, 이천, 보성, 하동, 제주, 상주, 고창, 고흥 등 지역 농가에 커피 퇴비도 무상으로 전달 중이다. 오뚜기도 계약재배를 기반으로 국산 농산물 사용을 확대하는 등 식품업계 전반에서 지역과의 상생을 사업 전략으로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정 메뉴가 마케팅 요소에 머물렀다면 최근 지역 브랜드를 알리고 농가 소득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제품의 맛뿐 아니라 생산 과정과 사회적 가치까지 함께 고려하는 가치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 스토리가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 상무는 “이런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맛’을 알리는 새로운 상생 모델도 구상 중”이라며 “앞으로도 전국 각지의 우수한 식재료와 지역의 이야기를 앞장서 발굴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