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오산시의 한 아파트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던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채무에 시달리며 신변을 비관해왔으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지원망에는 포착되지 않아 ‘사회적 고립’을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오산경찰서와 오산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50분쯤 오산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 A씨와 그의 아내, 20대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A씨의 지인이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후 연락이 끊겼다”며 112에 신고하면서 경찰이 출동했으나 집 안 가족들은 숨진 상태였다.
현장에선 “사업 등으로 빚을 많이 져 생활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유서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사망한 가족은 해당 아파트에 월세 계약을 맺고 거주해 왔으며 아들은 우울증 증세로 치료받은 이력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부의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지자체의 긴급복지지원 등 소외계층을 위한 공적 구조 대상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복지 지원을 신청한 이력도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활고 속에서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이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경찰은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고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이들이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벼랑 끝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고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정확한 채무 규모와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