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내 양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속도전 불 붙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의 광주 군공항 착공의 속도전에 맞춰 현재 공군 전투비행단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배치하거나 유휴부지인 공항 내 탄약고 이전 예정부지에 먼저 첫 삽을 뜨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로 확정된 광주 군공항 부지826만㎡(248만평)에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의 훈련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군공항이전 특별법에 명시된 광주 군공항 이전 방식은 ‘기부 대 양여’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무안에 새로운 군공항을 지은 뒤 이를 국방부에 기부하고 광주 군공항 부지를 넘겨받는 것이다. 이같은 기부대 양여 방식은 최소 7년가량 걸린다. 이런 방식은 호남권 반도체 공장 착공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때문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정부는 기부대 양여방식보다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1전투비행단의 기능별 분산 배치론이 거론되고 있다. 전투기 운용은 다른 공군기지로, 정비창은 별도 군 시설로, 탄약고는 다른 지역으로 각각 이전하는 전략이다. 병력과 장비, 시설 등을 한 곳에 모아두지 않고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는 소산 방법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상 광주 군공항에 있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의 기능을 다른 군공항으로 우선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제1전투비행단에는 2개 비행교육대대 등 3개 비행대대가 있다. 조종사 교육을 맡은 제1전투비행단은 전국에 분산 배치를 해도 대비태세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이 비행교육대대를 충남 서산과 경북 예천, 경남 사천, 전북 군산, 강원 춘천 등에 있는 전국 군공항으로 분산 배치가 가능하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무안에 새로운 군공항이 건설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현재 광주 군공항의 훈련 소요를 타 공군기지로 신속히 분산(소산)하는 계획을 공군과 상의해 착공을 최대한 앞당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의 방안은 공항 내 유휴부지인 탄약고 이전 예정 부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광주 군공항 전체 면적 248만평은 군공항 활주로와 주요 군사시설이 사용중인 185만평과 탄약고 이전 예정부지 24만평, 안전구역 39만평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탄약고 이전부지와 안전구역을 포함한 63만평은 행정 절차만 밟으면 우선 활용이 가능하다.

 

반도체 팹 1기당 필요한 부지를 22만∼45만평으로 보면 63만평의 유휴부지에 최소 1기의 팹 착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조기 착공을 위해 탄약고 이전부지와 안전구역 등을 중심으로 1기 또는 최대 2기를 우선 배치하고 이후 군공항 이전 진도에 맞춰 나머지 팹 부지를 확장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속도전을 내는 데는 이재명 정부 임기 안에 완공하고 반도체 양산체제에 들어가야 한다는 청와대의 압박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이 정부 임기말에 양산체제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올 하반기에는 팹 착공을 해야한다”며 “착공시기는 기업이 결정할 사항이지만 최대한 빨리 착공이 가능하도록 행정이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전을 주문했다. 민시장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면 속도전에 또 속도전이 필요하다”며 “양산 시점을 기준으로 역산해 예상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목록으로 만들고 하나씩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호남권 신규 반도체 산단 조기 전력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2030년까지 조기에 전력공급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이들 기관은 재생에너지 변동성에도 반도체 공장에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융통선로 현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지역 내 발전력이 넘치거나 부족하면 지역 간 융통선로를 활용해 보완이 가능하다는 게 기후부 측 설명이다. 

 

손두영 전남광주특별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은 이날 민형배 통합시장 주재로 전남광주 순천 동부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현재도 (반도체 팹) 2기 정도를 초기 가동하는 데 필요한 공급 여건은 충분하다”며 “시에서는 반도체 팹 구축 일정 목표를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 착공, 2028년 전력·용수 공급, 2030년 양산으로 설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