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년 교육교부금 100조 육박, 비효율 속히 개선해야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어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을 놓고 공개토론을 벌였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세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교육교부금도 덩달아 늘어나는 비효율을 개선할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자리였다.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부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토론 방식을 제안해 이뤄진 것이다. 늦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다. 올해 교육교부금은 76조원 규모다. 여기에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로 내년 교육교부금은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기회에 1972년 도입 이후 손보지 못한 교육교부금 제도를 과감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획예산처는 토론회에서 내국세 20.79%를 초·중등 교육에 고정적으로 배정하는 연동 구조를 끊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교부금 총액 증가율을 경상성장률(명목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되, 학령인구 비중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필요한 곳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배분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대부분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예산을 줄이면 국가 교육경쟁력이 쇠퇴할 것”이라며 교부율 유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가의 재정 효율화는 고려하지 않는 협량한 직역이기주의 아닌가.



지난 10년 사이 학생 수는 21% 감소했는데, 교육교부금 규모는 2배로 급증했다. 그러자 교육청들은 늘어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공짜 노트북 지급 등 억지로 쓸 곳을 만들고 있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매칭펀드, 졸업지원금 현금성 지원 공약이 남발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교육교부금을 받지 못하는 대학들은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초중고교생보다 적은 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과 그리스뿐이다. 대학 지원을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이끌 핵심 인재를 키워내야 국가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지 않겠나.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은 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매년 실제 수요를 재산정한 뒤 교육 예산을 적절하게 수립·집행하고 있다. 우리도 내국세 연동 방식을 시대, 환경 변화에 걸맞게 바꿔야 한다. 초·중·고든, 대학이든 차별 없이 필요한 만큼 지원받는 정상적인 예산 제도로 개편해야 마땅하다. 효율성과 형평성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재정 낭비를 막고 교육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