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대검 과학수사부의 일부 기능을 다른 수사기관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으로 검찰청의 후신이 될 공소청이 사실상 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기존 검찰의 과학수사 기능을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대검 과학수사부가 공판 단계 등에서 국과수의 1차 검증을 재검증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한 만큼, 공소청에도 해당 기능이 유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과학수사부의 교차 검증은 특히 살인, 성폭력 등 강력 범죄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그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대검 과학수사부의 정밀 감정은 DNA 분석에 그치지 않는다. 문서, 음성, 파일 등 재감정을 통해 오류를 밝힌 사례도 적지 않다.
과학수사부 문서감정실은 2020년 11월 ‘채권양도계약서가 위조됐다’고 허위 고소한 사건에서 국과수의 감정을 뒤집고 피의자의 자백을 받아냈다. 당초 국과수는 계약서 감정 결과 ‘고소인 필적 동일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경찰은 사건을 불송치했다. 고소인의 이의신청으로 대검 과학수사부가 재감정한 결과 ‘고소인 필적일 가능성 높음’으로 결론이 바뀌었고, 피의자가 자백해 재판에서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2019년 9월 피트니스센터 안내데스크에 몰래 녹음기를 두고 직원들을 비롯한 불특정 다수의 대화를 녹취한 사건에서도 국과수가 녹음파일 복원에 실패해 1심에서 무죄가 나왔으나, 과학수사부 멀티미디어복원실이 약 7시간 분량의 녹음파일을 복원하면서 2심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및 자격정지 1년이 선고됐다.
검찰 안팎에선 대검 과학수사부의 기능을 다른 기관에 넘길 경우 이 같은 과학수사 역량이 사장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과학수사 경험이 있는 한 차장검사는 “(대검 과학수사부는) 경찰이나 국과수와 감정 시스템이 다른데, 인력과 감정 장비까지 국과수와 합치게 되면 시스템에 혼선이 생길 것”이라며 “특히 감정기관은 재감정 등을 위해 반드시 복수의 기관으로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