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통해 개혁”… “법 바꿔 상임위원화”

선관위 국조특위 전문가 간담회
사전투표제 폐지 등도 갑론을박

“특혜 채용 관련자 절반은 경징계”
주진우, 자정능력 완전 상실 비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선관위 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과 2012년부터 시행된 사전투표제 폐지 여부를 두고 학계에서도 찬반이 갈렸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8일 국회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선관위 개혁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혁안으로 가장 근본적인 것은 개헌이라고 생각한다”며 “개헌을 한다면 대법원장이 중앙선관위 위원 3명을 지명하라는 헌법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은 임명된 권력인데 어떻게 지명권을 가질 수 있겠느냐. 이것은 민주주의 원리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모습. 뉴시스

반면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헌 필요성에 선을 그었다. 차 교수는 “개헌을 통해 감사원이 선관위를 직무 감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미 위헌 결정이 나왔고 감사원법을 개정하는 것도 위헌”이라고 반박했다. 차 교수는 “선관위의 기강 해이는 비상임 체제로 인한 조직적·구조적 문제”라며 “상임위원화하는 것은 선관위법 개정을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감사원의 직무감찰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정 교수는 “공직선거법 규정이 모호해 권위주의 정권에서는 악용될 수 있다”며 “법률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독립적 내부 감사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제를 놓고도 입장이 갈렸다. 류종열 전국시국회의 공동대표는 “사전투표제를 폐지하면 대안으로 나오는 것은 결국 부재자 투표 부활”이라며 “지금 사전투표에서 나타난 문제들은 부재자 투표에서도 다 나타나고 더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차 교수는 “참정권 침해 문제가 있다”며 사전투표 폐지 쪽에 힘을 실었다. 그는 “선거일에 선거운동이 금지되는데 사전투표일에는 가능하고, 막판에 단일화 등 굉장히 많은 변수가 (사전투표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받고도 내부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에 따르면 전·현직 사무총장 등 고위 간부들의 자녀가 선관위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으로 감사원 감사를 받은 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4월 당사자 8명에 대한 임용 취소와 함께 15명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렸다. 15명 중 5명은 정직, 3명은 감봉을 받았지만,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7명은 경징계인 견책 처분에 그쳤다. 주 의원은 “도를 넘는 제 식구 감싸기로 자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