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명의를 도용해 향정신성의약품을 구한 의사들이 적발됐다. 부실한 처방을 묵인하고 의약품을 판매한 약사들도 검거됐다. 경찰은 총 15명의 사건 연루자들을 송치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피부과 원장인 40대 여성 A씨와 해당 병원 의사인 40대 남성 B씨를 지난달 30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의료법, 개인정보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두 사람은 수면제 계열의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구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허위로 처방한 내용을 알고도 의약품을 판매한 약국 직원과 약사 등 13명은 약사법,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오랜 기간 축적된 병원의 환자 개인정보를 활용했다. 서울 강남구의 의원급 병원에서 근무하던 두 사람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병원 내원 외국인 환자 약 3400명의 명의로 처방전 4331장을 허위로 작성했다. 이후 서울 소재 대형약국 직원에게 의뢰해 의약품을 매수했다. 이들이 건네받은 의약품은 12만1849정에 달한다. 경찰은 두 사람이 이를 용도 외로 판매하거나 또 다른 공범과 불법 투약한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두 사람은 수면제 과다 섭취로 인한 졸도 등의 부작용을 경험한 뒤 병원에서 보관하고 있던 프로포폴을 빼내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약사들은 외국인 명의 처방전을 다량으로 가져온 피의자들에게 진위 여부를 따지지 않고 판매하거나 처방전 없이 통상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타인 명의로 향정신성의약품을 구매하거나 투약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 주의해야 한다”며 “의료용 마약류 유통과 투약 전반에 걸쳐 수사를 지속해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