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한 빌라에서 아버지가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초등학생 2명이 숨졌다.
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57분 은평구 갈현동의 지상 3층·지하 1층짜리 빌라 3층에서 불이 났다. 건물 안에 있던 남·여 초등학생 2명이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들은 각각 초등학교 2학년(9세), 1학년(8세) 남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주민 2명이 연기를 흡입했고, 9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폭발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는 이웃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인력 82명과 차량 23대 등을 동원해 화재 발생 약 50분 만인 오후 11시47분 불을 완전히 껐다.
숨진 아동들의 보호자인 아버지는 화재 전에 개인적 용무로 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보호자 동선 등 관련해 특이점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같은 층에 사는 주민은 “아들이 301호에 불이 났다며 신고했다”며 “처음에 빨간 불이 보이더니 연기가 까맣게 올라올 때 불이 확 붙었다. 충격으로 창문도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하니) 처음에 장난하는 줄 알고 계속 어디 있냐고 물어봤다”며 “경찰이 먼저 출동하고 나서 소방차가 왔다”고 했다.
숨진 초등학생 남매의 아버지에 대해선 “이혼하고 아빠가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만 안다”며 “아빠가 웬만하면 집을 안비운다”고 했다. 인근 빌라에 사는 또다른 주민은 “다른 주민들에게 듣기론 인근에 사는 할머니가 아이들을 돌봐줬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주민도 “(화재가 난) 옆집에 사는 할머니와 손자가 살려달라고 하는 것을 봤다”고 얘기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웃 주민들은 어린 아이들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에도 보호자가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집에 혼자 남은 아동이 숨지는 비극이 반복해서 발생해왔다.
지난해 7월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초등학교 3학년과 유치원생 자매가 숨졌고, 2023년 울산에서도 아버지가 비운 사이 불이 나 5세 아이가 숨지는 참변이 일어났다.
경찰은 화재 현장을 감식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사망한 초등학생 2명에 대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