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디즈니 실사 ‘모아나’, 그러나 왜 필요했을까

디즈니 실사 영화 ‘모아나’ 8일 개봉

“잘 만든 복제품. 그러나 이 리메이크가 왜 필요했을까.” 8일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모아나’(사진)를 보고 난 뒤 남는 감상이다. 

 

디즈니 실사 리메이크는 늘 같은 질문 앞에 선다. “왜 다시 만드는가.” 가장 현실적인 답은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모아나’는 그 질문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원작 애니메이션이 아직 낡은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아나’(2016)는 불과 10년 전 작품이고, 속편 ‘모아나 2’가 공개한 지도 2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실사 영화 ‘모아나’는 원작을 충실하게 옮긴다. 주요 장면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 ‘모아나’는 바다를 향한 소녀의 모험 속에 정체성, 책임, 가족과 전통이라는 주제를 담아냈고, 개성 있는 캐릭터와 강렬한 음악으로 독자적 세계를 만들었다. 실사판은 그 세계를 성실히 따라간다. 다만 그 성실함이 새로운 해석의 부재로 이어진다.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3만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모아나 역 배우 캐서린 라가아이아다. 신인 배우임에도 주인공의 용기와 카리스마, 성장의 불안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폴리네시아 문화를 존중한 캐스팅과 공간 연출도 영화의 설득력을 높인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하지만 실사화가 원작의 마법까지 되살리지는 못한다. 애니메이션 ‘모아나’의 매력은 현실의 한계를 넘어선 상상력에 있었다. 생명력을 품은 바다, 신화적 존재들, 색채와 음악이 만들어낸 환상은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 안에서 극대화됐다. 실사판에서 원작이 지녔던 자유롭고 폭발적인 에너지는 깎여나간다.

 

마우이 역시 마찬가지다. 드웨인 존슨은 특유의 유머와 존재감으로 역할을 소화하지만, 애니메이션 속 마우이가 가진 예측 불가능한 활력과 장난스러움까지 완전히 구현하지는 못한다. 

 

가족 관객이 즐길 모험 영화로 완성도는 충분하다. ‘모아나’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매력적인 작품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완성도가 아니라 존재 이유다.

 

좋은 리메이크란 과거의 성공을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이 시대 맥락을 더한 새로운 의미가 담겨야 한다고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이번 ‘모아나’는 지나치게 안전한 선택지로 느껴질 것이다. 

 

아름다운 항해였다. 그러나 새로운 바다를 발견한 항해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