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은 사물이 안개 낀 것처럼 흐릿하게 보이는 질환이다.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백내장은 70세 이상 인구의 90%가 경험하는 흔한 노인 질환으로, 가까운 곳이 안 보이는 단순 노안과 달리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게 특징이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백내장에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노년 백내장과 유전적인 요인 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선천성 백내장으로 나뉘는데, 이 중 노년 백내장이 제일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노년 백내장 환자는 123만2926명 발생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51만5536명, 여성이 71만7390명으로 여성 환자가 더 많다. 요양급여비용총액 비율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70대가 41.9%로 제일 많았고 이어 60대(32.3%), 50대(17.0%) 순이었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혼탁도와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부분적으로 혼탁이 있을 경우, 한쪽 눈으로 봐도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단안복시’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수정체 중심부가 딱딱해질 경우에는 수정체 굴절률이 증가한다. 그래서 근시 상태가 돼 가까운 거리가 이전보다 잘 보이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노안으로 잘 안 보이던 신문이 갑자기 잘 보인다면, 눈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백내장 증상으로 의심해야 하는 이유다.
백내장을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정소향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고도근시를 꼽았다. 정 교수는 “다른 안과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외에도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젊은 연령층의 대사증후군 증가,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자외선 노출,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인한 눈 비빔, 스테로이드 제제 장기 사용, 안구 외상, 유전적 소인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치료 시기를 놓치면 질환이 ‘과숙 백내장’으로 진행된다. 백내장이 지나치게 진행되어 수정체 핵이 단단해지면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커진다. 또한 수정체가 점차 팽창하면 눈 속의 방수가 나가는 길인 전방각을 막아 급성 폐쇄각 녹내장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백내장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약물치료로는 이미 혼탁해진 수정체를 다시 맑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수술은 초음파로 혼탁해진 수정체 내용물을 제거한 뒤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공수정체는 수명이 영구적이며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제거하지 않는다.
정 교수는 백내장 진행을 늦추게 하기 위해서는 △40대 이후 매년 정기 검진 권장 △다초점 안경 착용 △선글라스 등 착용해 자외선 차단 등을 권장했다.
특히 노안과 구별할 수 있는 증상으로 △돋보기를 써도 근거리 시력이 뿌옇게 보이는 경우 △안개 낀 것처럼 눈앞이 뿌옇고 빛 번짐이 지속되는 경우 △색이 선명하지 않은 경우 등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