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었을 때 쾌적하고 편하다’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20년간 소재를 연구해왔습니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아에르웍스 본사에서 만난 하야시 다이키 티에스디자인(TS DESIGN) 브랜드전략그룹 기획개발팀장은 “기존 제품을 단순히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없던 워크웨어를 만드는 것이 티에스디자인의 철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야시 팀장은 상품 판매 전략 수립을 비롯해 전시회 기획, 글로벌 브랜드 확장, 마케팅 등 티에스디자인의 브랜드 전략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 일상에서 입고 싶은 작업복 지향
1962년 군복 제작업체로 출발한 티에스디자인은 2006년부터 자체 개발한 기능성 소재를 기반으로 냉감 의류와 난연복, 고신축 작업복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개발해왔다.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접목해 매해 약 10%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일본 톱5 워크웨어 브랜드로 꼽힌다.
티에스디자인은 안전성과 내구성을 기반으로 디자인과 착용감을 더해 작업 현장은 물론 일상에서도 입고 싶은 워크웨어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야시 팀장은 “19세기 광부의 작업복에서 시작된 리바이스도 처음부터 패션 브랜드를 지향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일상에서 찾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작업 현장을 넘어 ‘입고 싶은’ 워크웨어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라고 말했다.
티에스디자인은 씨앤투스의 워크웨어 전문 플랫폼인 아에르웍스를 통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아에르웍스는 일본 톱5 워크웨어 브랜드를 포함해 약 1000종의 국내외 워크웨어를 취급하는 국내 전문 플랫폼으로, 티에스디자인의 국내 유통과 브랜드 확장을 위한 핵심 파트너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은 티에스디자인이 첫 해외시장 진출 무대로 선택한 국가다. 브랜드와 제품력을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야시 팀장은 “한국에서도 일상복처럼 편하게 입으면서 기능성까지 갖춘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안전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중시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TS디자인의 브랜드 철학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워크웨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봤다.
하야시 팀장은 “한국은 새로운 제품과 브랜드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매우 빠른 시장”이라며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동시에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워크웨어를 찾는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앞으로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고 싶다.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다진 뒤 향후 논의를 통해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확대를 고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6일부터 9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26)는티에스디자인의 한국 시장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가 됐다. 올해로 두 번째 전시회에 참가한 티에스디자인은 난연 워크웨어 ‘TS DESIGN 391’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산업안전 수요를 반영한 난연 소재가 적용됐다. 일본 산업규격(JIS T8130) 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용접이나 절단 작업 중 불꽃이 튀더라도 원단에 불이 쉽게 번지지 않도록 설계됐다. 100% 면과 스트레치 기능을 적용해 기존 난연 의류의 단점으로 꼽히던 뻣뻣한 착용감과 무게감을 개선해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향후 여름철 폭염과 열사병 예방을 위한 기능성 의류를 비롯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야시 팀장은 “기후 변화로 작업 환경은 갈수록 가혹해지고 있고, 그만큼 쾌적한 작업복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시장에 없던 제품을 개발해 작업자들이 ‘입었을 때 정말 편하고 쾌적하다’고 느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커지는 국내 워크웨어 시장
국내 워크웨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장 규모를 약 1조~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의 안전 투자 확대와 함께 폭염·한파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한 기능성 의류 수요가 늘어난 데다 건설·제조업뿐 아니라 물류,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서도 기능성 작업복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의 성격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20·30대 작업자를 중심으로 디자인과 착용감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워크웨어가 단순한 보호장비를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투세이프티와 코오롱FnC, 블랙야크, 형지 등은 기능성 소재 기술과 아웃도어 사업에서 축적한 디자인 역량을 앞세워 프리미엄 워크웨어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아에르웍스와 같은 전문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를 직접 비교·구매할 수 있는 유통 환경도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케이투세이프티는 안전화를 중심으로 국내 워크웨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1% 증가한 1456억원, 영업이익은 397억원을 기록했다. 코오롱FnC의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는 실제 산업 현장 작업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제품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론칭 이후 매년 두 배 가까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산업 안전용품 브랜드 블랙야크워크웨어와 메카닉 의류 브랜드 ‘웍스원’을 운영하며 워크웨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유통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기업 간 거래 중심의 납품 구조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까지 겨냥한 브랜드 전략과 유통망 확대가 이뤄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산업안전 규제 강화, 기후 변화가 맞물리면서 기능성 워크웨어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에는 작업복을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라이프스타일 의류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브랜드 중심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