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000년쯤 나일강 유역의 도시국가들이 통일국가를 이루며 이집트 문명이 시작됐다. 고왕국, 중왕국, 신왕국을 거쳐 2000년 동안 30왕조가 이어졌고, 번영의 시기와 혼란과 갈등의 시기가 번갈아 나타났다. 하지만 미술에서는 안정된 양식적 특징이 유지되었는데, 미술이 추구하는 일관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집트 미술은 묘사한 사건이나 사물과 인물이 영원히 지속되게 하려 했다. 이미지에 영원성을 담으려 했는데, 이를 위해서 이미지의 형태들을 되도록 명확하게 나타내려 했다. 그래서 사물이나 인물의 특징적인 형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각도에서 표현했다. 머리는 옆모습, 눈이나 어깨나 가슴은 앞모습, 팔이나 다리는 옆에서 본 모습 등이다.
‘네바문의 정원’은 신왕국 시대 곡식 창고 관리관인 네바문의 무덤에 그려진 벽화이다. 고왕국 시대 벽화의 단순하고 엄숙한 느낌과 달리 화려한 색채와 복잡한 구도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인물이나 사물의 이미지에 영원성을 담기 위한 묘사 방식은 변함이 없다.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