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참교육’이 인기를 끌면서 극 속 ‘교권보호국’처럼 교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교육 관계자들은 드라마와 같은 ‘힘’에 의한 교권 확립보다 아동학대·학교폭력예방법과 같은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교육공동체 내 상호 신뢰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교육위원회와 한국교육개발원은 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교육공동체가 함께 모색하는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주제로 공동 포럼을 개최했다.
◆아동복지법·학교폭력예방법 개정해야
발제자로 참석한 장덕호 건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활동 보장을 위한 법·제도 정비, 특히 아동복지법과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아동복지법에서 정서적 학대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교육적 훈육 면책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조사 과정도 전문 요원이 구체적인 절차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예방법 취지와 다르게 학교폭력 사안 심의 건수가 늘고 있고 교사들이 해결 과정에서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장 교수는 “학교폭력을 별도법으로 다루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 그만큼 절차 수행·행정 부담이 크다”며 “경미한 사안은 관계회복으로, 중대 사안만 사법으로 분리하는 국제 흐름을 참고할 필요가 크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현장의 선생님들도 이에 공감했다. 이수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기획국장은 “아동복지법에서 정서학대·방임 부분을 개정해야 한다”며 “무조건 면책을 해달라는 게 아니라 초중등교육법으로 이를 옮겨 행정징계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사회적 합의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종선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정책과장은 “학생들이 학교폭력예방법 때문에 친구를 만나지 못한다. 서로에게 상처가 될까봐 무슨 말을 못한다”며 “초등학교 1~2학년 한해서라도 학교폭력 적용 유예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권침해 피해 선생님과 학부모 분리해야…교장선생님 역할 중요
학교 내 가장 어른인 교장선생님의 역할이 크다는 말도 나왔다. 금구초등학교 장세린 선생님은 임용 첫해 겪었던 교권침해 경험을 소개했다. 장 선생님은 “침을 뱉고 때리고 물건을 던지는 아이를 참아가며 수업을 했었다. 힘들어서 하루하루 수업을 때우다 보니 수업자로서의 권위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교장선생님은 학부모와 내가 직접 만나지 않게 사이에서 조정했다. 당시 직접 학부모를 만나 조율했다면 지금 학부모를 교육동반자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도움을 받고 나서 시간이 지난 지금은 당시 학부모의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 이게 신뢰 회복이고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선생님은 “이러한 사례가 중요하다. 중재자를 교장선생님 같은 관리자가 할지는 중요하지 않다. 교권침해가 많으면 관리자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특수교육 필요성을 논의하고 의학적 검사를 의뢰하는 정도의 권한은 교사에게 있어야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 대표로 있는 전은영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은 더 나아가 교육공동체 내 신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은 “학부모들이 나서서 교사가 쉬기를 바란다며 ‘9·4 공교육 멈춤의 날’을 진행한 학교가 있다. 교사·학생·학부모가 서로를 배려하고 믿는 공동체가 된 데는 교장선생님의 리더십이 중요했다”며 “학부모 민원, 학습 내용 등을 통합·총체적 모두가 함께 논의하는 모델이 교육공동체 내 신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