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 이틀간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올여름 가장 많은 집중호우가 쏟아진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침수 등 각종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일부 시민들은 차량 등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비가 그치면 폭염과 열대야가 다시 찾아올 전망이다.
9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충남 천안시 266.6㎜, 충남 계룡시 257.5㎜, 세종시 244㎜, 대전시 239.5㎜, 충북 청주시 235.5㎜, 충남 부여군 235.5㎜, 충북 보은군 234.2㎜, 충남 청양군 226㎜ 등이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도 세종 81.5㎜, 보은·부여 각 77.9㎜, 청양 76㎜, 계룡 73㎜, 천안 70.8㎜ 등 충청권에 ‘물 폭탄’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충북과 충남 지역에선 저수지 범람 우려, 산사태 위험 등에 주민 500여명이 마을회관, 경로당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충남 논산시 취암동의 보호수인 수령 570년 팽나무는 폭우를 이기지 못하고 뿌리째 뽑혔다.
또 전국 각지에서 주택이나 차량 등 침수로 갇혔던 시민들이 구조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14명을 구조했다. 이날 오전 보은군 수한면의 한 주택에서 주민 2명, 인천 남동구 운연동 한 창고에서도 근무자 2명이 구조됐다.
이번 폭우에 따른 도로, 주택 등 시설 피해도 컸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에서 256건의 시설 피해가 집계됐다. 충북과 경기 지역에선 교육 현장의 피해도 있었다. 청주의 용아초는 건물 누수, 운호중과 운호고는 운동장 침수로 학생들 안전을 고려해 휴업했다. 경기 지역 내 8개 초·중·고교는 오후 수업 시간을 단축하는 등 학사 운영을 조정했다.
세종에선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전용 도로가 빗물에 잠겨 출근 시간대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대전에선 유성구 송강동의 한 아파트 단지 뒷산의 토사가 아파트 주차장과 인근 도로에 쏟아져 주민들이 차량을 긴급 이동시키기도 했다.
이날 서울에서도 국지성 집중호우에 도림천 신대방역·신림역·보라매역 인근 하천과 하수도 수위가 상승해 낮 12시40분쯤 침수주의보가 발령됐다. 2024년 3월 관련 법인 도시침수방지법 시행 이후 침수주의보가 실제 발령된 건 처음이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강원 지역의 경우 10일 오전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비가 그치면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어 폭염과 열대야가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상공을 ‘두 겹 이불’이 덮은 데다 덥고 습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당분간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는 등 무더위가 심화한다는 것이다. 10일 예상 낮 최고기온은 28∼35도, 11일은 29∼36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