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레이스 가열… “남 탓” “내란 세력 욕만” 공방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전 총리(왼쪽), 정청래 전 대표. 연합뉴스

①“‘내란 세력’이라고 욕만 하면 뭐하나” vs “당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남 탓”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틀 연속 호남지역을 방문 중인 김민석 전 총리는 9일 순천갑 당원간담회에서 “지지율에서 밀리는데 ‘내란 세력’이라고 욕만 하면 뭐하나”라며 “​내란 세력이 잘못됐다고 비판만 하는 당대표가 아닌, 내란 세력을 이기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했다. 정청래 전 대표가 대표 재임 시절 선명성을 앞세웠지만 당 지지율 추격을 허용했다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저를 당대표로 만들어주시면 3개월 안에 지지율 격차를 확 벌리겠다”며 “제 모든 것을 걸고 다음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도 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남 탓하고 네거티브 하는 것”이라며 “저는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 상대방 헐뜯고 욕하지도 않겠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도 정 전 대표는 “가끔 정당방위는 하겠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선호투표제를 놓고도 “이재명 대표 시절 전당대회에서나 역사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당헌·당규상 문제없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광주·전남을 방문한 송영길 의원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브리핑룸 기자회견에서 “홍명보와 정몽규 회장을 교체하지 않고 대한민국 축구를 살릴 수 없다는 것처럼 지금 정청래식 사고가 민주당의 주류가 되면 민주당은 총선에서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다”며 정 전 대표와 각을 세웠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광주경찰청에서 김영근 청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항의하고 있다. 당초 예정된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와의 회동을 취소한 장 대표는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김 청장에게 묻기 위해 광주경찰청을 찾았다. 연합뉴스

②장동혁 “범죄자가 대통령이 되니 범죄자만 존중받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9일 여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을 강행하는 데 대해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완수사권 없는 세상에서 구제도 못 받는 피해자들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며 “최근 장윤기의 흉악무도한 여고생 강간 살인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입증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요즘 국민들 사이에 이런 말이 돈다. 군인이 대통령이 되면 군인이 존중받고, 기업인이 대통령이 되면 기업이 존중받는데, 범죄자가 대통령이 되니 범죄자만 존중받는다는 것”이라며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박탈은 결국 범죄자 천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 소속 김승원·김한규·박상혁·이해식 의원이 9일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보완수사권이 장윤기 사건 해결방안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출범할 예정인 공소청 소속 검사에게 보완수사 요구권을 부여하고, 경찰은 1개월 내에 보완수사를 마무리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을 9일 발의했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빠르면 8월17일 전당대회 전까지도 (형소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 부대표는 “장윤기 사건의 경우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확인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반드시 보완수사만 해결 방안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검사가 수사기록에서 확인되는 문제를 보완수사요구를 통해 찾아내고 보완하는 제도가 (TF안에) 준비돼 있다”며 “과거보다 보완수사요구에 경찰이 응할 수밖에 없게 좀 더 실질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