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현 나리타공항의 확장을 위해 공항 운영사인 나리타국제공항회사(NAA)와 주변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에 토지 강제수용 절차를 요청하기로 뜻을 모았다. 나리타공항은 개항 전인 1970년대 강제수용 과정에서 반대파와 공권력이 유혈 충돌을 벌여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이번에는 반대파 쪽에서도 수용 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바현과 인근 9개 시·군은 NAA가 토지수용법에 따른 사업 추진 승인을 국토교통성에 신청하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NAA 측은 나리타공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운용 중인 2500m 길이의 B활주로를 1000m 연장하고, 3500m 길이의 C활주로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 3월말 기준 용지 확보율이 90.4%에 머무른 상태다. 당초 목표한 2029년 3월 운영 개시라는 시간표도 뒤로 미뤄졌다.
이에 NAA는 지난 3월 토지 강제수용 방침을 밝힌 후 공항 주변에 있는 지바·이바라키현 11개 시·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50차례 이상 설명회를 열어 이해를 구해왔다.
신설 용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바현 시바야마초의 아소 다카유키 대표는 지난 4월 “현단계에서는 지역에의 이해가 부족하다”며 강제수용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수개월간 국가나 NAA가 진지하게 토지 소유자를 마주해온 점을 평가해야 한다. 토지 소유자 의견도 받아들여야 하지만, 마을 발전도 확실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마가이 도시히토 지바현 지사는 과거 사상자가 발생했던 ‘나리타 투쟁’의 역사를 언급하며 “매우 무거운 결정이었지만, 과거의 공항 정비 사업 과정과는 다르다. 국가와 NAA가 계속해서 지역과의 공생·공영을 강화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나리타공항 활주로 신·증설 사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NAA는 정부·지바현·주변 9개 기초자치단체와의 4자 협의회 결과를 국토교통상에게 보고하고 수용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도로나 비행장 등 공공사업의 토지 매입이 난항을 겪을 때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는 절차는 국토교통성의 사업 인정, 현지 지자체의 수용 결정, 보상액 및 퇴거 시기 결정, 토지 소유권 확보 순으로 이뤄진다. 기한 내에 토지 소유권이 넘어오지 않으면 지자체가 강제수용(행정대집행)에 나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