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소분(小分) 모임’에 참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소분 모임은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형 식자재 마트나 도매시장에서 대용량 제품을 구매한 뒤, 이를 나눠 갖고 비용을 분담하는 모임이다. 고기와 김 등 대용량 식자재부터 도매시장의 생화, 배달 음식, 반찬에 이르기까지 품목도 다양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에서 지난해 6월 대비 소분 모임의 누적 모임 수는 9.2배 증가했으며, 멤버 수 역시 10.4배 늘었다.
생화 소분 모임에 참여한 직장인 A씨는 “집에 꽃을 두고 싶어도 한 다발에 5만원이 넘어 부담스러웠다”며 “최근 소분 모임을 통해 평균 5000원으로 꽃을 즐길 수 있어 그야말로 ‘소확행’을 느낀다”고 전했다. 40대 주부 B씨도 “창고형 마트는 가격이 저렴해도 양이 너무 많아 남은 음식을 버리기 일쑤였다”면서 “소분 모임을 통해 물품과 비용을 모두 나눌 수 있어 지갑 사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공동 구매 문화는 완제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배달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도 자리 잡았다. 대학생 C씨는 “떡볶이를 한 번 시키려면 2만원이 훌쩍 넘지만, 세 명이 나눠 내면 인당 7000원대라 한 끼 식사로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물가와 1~2인 가구 증가세가 맞물려 소분 문화가 확산하자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1~5월 소용량 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통상 10kg, 20kg 단위로 판매하던 쌀을 1kg까지 세분화해 내놓은 결과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소용량 신선식품도 인기다. 올해 1~5월 조각 수박 매출은 55%, 가공 조각 과일(황도·망고·복숭아 등) 매출은 450%로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1인 가구를 포함해 맞벌이 가구 등 필요한 만큼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구매 부담을 낮추고 활용도를 높인 소용량 상품이 인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