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부터 적용” 반발 의식했나……與 박민규, 근로기준법 개정안 철회

‘지역경제 활성화’ 앞세워 지난 8일 발의

기업의 성과급을 지역 화폐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노동계 반발을 의식한 듯 해당 법안을 철회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 박민규 의원 페이스북 계정 캡처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날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철회했다. 그는 의도와 다르게 법안이 오해를 산 부분이 있어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글을 올려 “여론을 겸허히 받아들여 제가 대표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철회했다”며 “기업들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할 방법을 더 세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해주신 비판과 우려 모두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8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근로자의 동의를 받고 통화 이외의 것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으며, ‘통화 이외의 것’에는 지역사랑상품권을 명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기업의 이윤 창출과 이에 따라 지급되는 따른 보너스, 성과급 등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선순환의 기반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법안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노동계는 이같은 법안에 반발했다. 특히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반발이 거셌다.

 

초기업노조는 10일 성명에서 “임금 지급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지역사랑상품권이 일반 통화와 다르지 않다고 확신한다면, 이 실험적인 시도를 근로자의 임금에 적용할 게 아니라 법안 발의에 동참한 국회의원들의 세비부터 적용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법안 발의자 목록에는 박 의원과 함께 민주당 윤준병·김현정·김우영·김한규·임미애·박선원·윤후덕·김태선·이주희 의원과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지난 9일 성명에서 “노동자의 임금은 정책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노동의 대가로 온전히 보장돼야 할 권리”라며 “임금 직접 지급 원칙을 훼손하는 개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법안이 임금 통화 지급 원칙을 훼손한다며 마찬가지로 철회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