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던 코스피가 10일 7400선을 회복하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장 초반 미국 증시 강세에 반도체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였지만, 막판 다시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침체했던 국내 증시가 다음 주 다시 상승 랠리를 보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4.03포인트(2.52%) 오른 7475.9에 거래를 마쳤다. 260.58포인트(3.57%) 오른 7552.49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우던 지수는 장중 7704.93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 장 막판까지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했다. 기관이 1조1319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전날까지 연이틀 순매수를 이어가던 외국인이 3299억원을 팔아치웠고, 개인도 7728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와 함께 상승 흐름을 보인 코스닥은 43.43포인트(5.47%) 급등한 837.43으로 장을 마쳤다.
모처럼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코스닥 시장엔 모두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에 낮 12시54분, 이어 오후 1시8분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매도 사이드카가 울렸다. 앞서 지난 8일엔 두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올해 국내 증시의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코스피 34회, 코스닥 19회로 늘었다. 코스피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26회를 훌쩍 넘어섰고, 코스닥은 당시 기록인 19회와 같아졌다.
이날 국내 증시에는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에 다시 힘이 실리며 3대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강세로 마감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4.52%), 메타(+4.70%), 샌디스크(+7.59%) 등 반도체주들이 상승세를 보였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06% 상승했다.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찾은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 같은 흐름에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점차 힘을 잃었다. 특히 이날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을 앞둔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0.27% 내린 218만원에 장을 마치며 약세로 마감했다. 5.03% 급등한 229만6000원으로 출발한 SK하이닉스는 곧 상승분을 반납하며 등락을 거듭했다. 이미 ADR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만큼,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다.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2.52% 오른 28만50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최근 코스피를 짓눌렀던 AI 과잉 투자,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음 주 코스피 향방의 주요 변수로는 SK하이닉스의 ADR 흥행 여부, 실적 발표 결과, 미국 경제지표 등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SK하이닉스 ADR 상장을 시작으로 다음 주 미국 금융주 2분기 실적시즌이 개막하고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의 일정이 대기 중”이라며 “ADR 흥행 연속성과 실적시즌 결과에 따라 최근 냉각됐던 위험선호심리 지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4일 공개되는 6월 CPI 결과가 1차 분기점”이라며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 또한 코스피 분위기 반전·상승 탄력 강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