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당뇨병 환자, ‘가벼운 고혈압’도 위험…심장·뇌혈관 ‘빨간불’

삼성서울병원 “130/80만 넘어도 심혈관질환 위험 최대 94%↑”
“혈압 개선하면 위험 감소…당뇨병 땐 조기 혈압 관리 중요”
혈압 측정. 게티이미지뱅크

젊은 2형 당뇨병 환자는 초기 단계의 고혈압만으로도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축기 혈압은 정상 범위더라도 이완기 혈압만 상승한 단계부터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해 젊은 당뇨병 환자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서울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고혈압 연구’(Hypertension Research) 최신호를 통해 20~30대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초기 단계의 고혈압만으로도 심근경색과 뇌졸중, 심부전 등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39세 2형 당뇨병 환자 17만3483명을 평균 7.1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대상은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병력이 없고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혈압 수준에 따라 ▲정상 혈압 ▲혈압 상승 단계 ▲1기·2기 고혈압으로 분류한 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축기 혈압은 정상이지만 이완기 혈압만 80~89㎜Hg로 높은 ‘1기 이완기 고혈압’ 환자는 정상 혈압군보다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14% 높았다.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모두 높은 ‘1기 수축기·이완기 고혈압’에서는 위험이 34% 증가했다.

 

혈압이 더 높아진 ‘2기 수축기·이완기 고혈압’ 환자의 경우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은 정상 혈압군보다 9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근경색과 허혈성 뇌졸중, 심부전,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모두 1기 수축기·이완기 고혈압 단계부터 뚜렷하게 증가했다. 정상 혈압군과 비교하면 심근경색 위험은 29%, 허혈성 뇌졸중은 59%, 심부전은 31% 높았으며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63%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젊은 당뇨병 환자에서 ‘이완기 혈압’의 영향이 특히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젊은 층에서는 수축기 혈압보다 이완기 혈압이 먼저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에서도 수축기 혈압이 비교적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이완기 혈압만 상승한 단계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반면 ‘혈압 상승 단계’(수축기 120~129㎜Hg·이완기 80㎜Hg 미만)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단순히 혈압이 다소 높은 수준을 넘어 실제 고혈압 단계에 진입하는 시점부터 위험이 본격적으로 커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혈압이 개선된 환자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가 뚜렷하지 않아 조기 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뒷받침했다.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젊은 2형 당뇨병 환자는 초기 단계의 고혈압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며 “보다 낮은 혈압 기준을 활용해 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고 적절히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