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부실 수사·유착 의혹, 윗선 향하는 검·경 수사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23) 사건의 부실 수사·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이 이날 광주경찰청 청장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 지휘부로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은 11일 광주경찰청장실, 광주 광산경찰서장실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장윤기 사건을 담당했던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수사팀장 A 경감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한 특별수사팀은 당시 사건 지휘 라인에 있던 고위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에 나섰다. 광주경찰청에서는 강력계장, 수사부장, 청장으로 이어지는 지휘 체계의 사무실 등 3곳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광산경찰서는 형사과장실, 서장실 등 2곳에서 증거 확보가 진행됐다. 전남 담양경찰서 서장실,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장실 등 당시 지휘부의 현재 근무지도 압수수색을 받았다. 

 

광주 도심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뉴시스

이날 오전 10시 착수된 압수수색은 6시간30분 만인 오후 4시30분에야 종료됐다. 압수수색 대상자 모두 이날 현재까지는 참고인 신분이다.

 

특별수사팀은 장윤기에게 ‘강간 목적의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현장 수사관들의 의견이 최종 수사 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구속된 A 경감의 독단적 판단인지, 윗선에서 내려온 지시였는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특별수사팀 수사 과정에서는 광산경찰서장이 압수수색 등 주요 수사 절차를 직접 지휘했고, 강간살인 혐의 적용에도 반대했다는 증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장윤기에게 적용한 ‘일반 살인죄’는 형량 하한선이 징역 5년이지만, 검찰은 최소 무기징역으로 처벌하는 ‘강간 목적 살인죄’로 변경해 재판에 넘겼다. 특별수사팀 수사 과정에서 광산경찰서장이 압수수색 등 주요 수사 절차를 직접 지휘했고, 강간살인 혐의 적용에도 반대했다는 증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중간 간부급 경찰관이라는 배경과 담당 수사팀의 증거인멸 및 수사기밀 유출 등 의혹이 검찰 보완 수사로 드러나면서 연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장윤기 체포 후 송치까지 과정에서 각종 '봐주기 수사' 의혹을 조사 중인 광주지검도 전날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입건하는 등 이번 파문과 관련한 수사는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의혹을 규명 중인 특별수사팀의 수사 인력을 기존 27명에서 41명으로 늘렸고, 오동욱 대전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단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