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있는 경기 이천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품은 경기 화성의 올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삼전닉스’의 억대 성과급 지급이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의 수입차 구매 등 소비 심리에 불을 지폈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이천시의 올해 1~5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363대)보다 54.3% 늘어난 56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가 11만341대에서 14만5973대로 32.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이천시의 연도별 1~5월 누적 등록 대수는 2023년 341대, 2024년 308대, 2025년 363대로 완만한 흐름을 보이다가 올해 들어 급증했다. 이천에 본사를 둔 SK하이닉스가 올해 초 기본급의 2964%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점이 수입차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성과급을 지급한 이후인 2월과 3월, 4월 등록 대수는 각각 121대, 145대, 145대로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안팎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거점인 화성시와 평택시도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화성 동탄신도시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상당수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배후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던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의 올해 1~5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3451대로 전년 동기(2293대) 대비 50.5% 증가했다. 평택시도 올해 5월까지 1532대가 등록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1031대)보다 48.6% 급증했다.
두 지역 모두 지난 3개년간 한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거나 완만하게 늘다가 올해 들어 등록 대수가 수직 상승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올해 1월 지급된 전년도 기준 성과급(OPI)이 연봉의 47%로 직전 연도의 14%보다 높았던 점이 소비 진작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측과 노조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추진에 따른 보상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용인·판교·동탄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 상권의 백화점에서는 명품 매출이 급증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5월 1~27일 명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명품 매출이 46.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직장인 멤버십인 ‘클럽프렌즈’에서도 판교점 매출이 전년보다 50% 이상 늘었고, 평균 객단가도 30% 가까이 상승했다.
여기에 두 기업이 사내 복지 차원으로 제공하는 주택 대출이 더해지며 이들 기업의 통근용 셔틀버스 역세권에 ‘셔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붙으며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과열 양상이 가장 두드러진 화성 동탄구는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타결이 이뤄진 5월 1.57%로 오름폭이 확대됐다가 6월 셋째주에는 한 주 만에 아파트값 상승률이 2.2%에 달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9일 경기 화성 동탄구·용인 기흥구·구리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