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내린 다음 날 운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침수만이 아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도로가 파이고 꺼지는 ‘포트홀(Pothole)’이 급증하고 있다.
빗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 포트홀은 순식간에 차량을 파손시키고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포트홀은 도로 위의 ‘지뢰’로 불린다.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집중호우와 노후 도로가 늘면서 포트홀로 인한 차량 파손과 교통사고 위험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 비만 오면 생기는 ‘도로의 지뢰’ 포트홀
포트홀은 눈이나 비로 생긴 균열이 점차 커지면서 아스팔트 도로에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다.
무거운 화물차와 버스가 반복적으로 통행하면 도로에 피로가 누적돼 균열이 생긴다. 또 겨울에 눈을 녹이려고 뿌리는 염화칼슘으로 인해 아스팔트가 부식되면서 균열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생긴 균열 사이로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이 스며들면 겨울철에는 이 물이 얼면서 부피가 커져 아스팔트를 밀어내면서 균열이 커진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 얼음이 녹으면서 도로 내부에 빈 공간이 생긴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빈 공간은 점점 커져간다.
이후 차량이 반복적으로 통행하면서 강한 하중과 압력이 가해지고, 결국 빈 공간이 무너지면서 포트홀이 발생한다.
◆ 포트홀 피해, 비 많이 오는 7~8월에 집중
포트홀은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눈과 제설제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적잖은 수가 생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발생한 포트홀은 총 2만3754건으로, 이 가운데 25.7%(6105건)가 7~8월에 집중됐다. 월평균 발생 건수는 약 611건으로 전체 월평균(396건)의 1.5배 수준이다.
포트홀은 단순한 차량 파손에 그치지 않는다. 고속 주행 중 포트홀을 밟으면 타이어와 휠이 손상될 수 있고, 오토바이나 자전거는 전복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실제로 장마철마다 포트홀로 인한 차량 파손과 교통사고 신고가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사고는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다.
◆ 포트홀 발견했다면 이렇게 대처하세요
포트홀을 발견했다면 차량의 속도를 천천히 줄인 후 서행하면서 핸들을 단단히 잡고 가능한 한 직진 상태를 유지하며 통과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급제동하거나 핸들을 갑자기 꺾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차가 중심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트홀로 인해 차량 파손 피해가 발생했다면 비상등을 켜고 주변에 알린 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도로 관리 기관이나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특히 빗길의 물웅덩이 아래에는 포트홀이 숨어 있을 수 있어 평소보다 감속 운전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 사고 땐 사진·블랙박스 확보…도로관리청에 신고
포트홀로 차량이 파손됐다면 도로 관리 주체의 관리 소홀 여부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포트홀 사고 보상은 국가배상법 제5조(공공시설 등의 하자로 인한 책임)가 법적 근거다. 이 조항은 도로 등 공공시설의 설치·관리상 하자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상을 받으려면 사고가 난 도로의 관리 주체를 확인해야 한다. 국도는 국토관리청,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 지방도와 시내 도로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한다.
피해를 입었다면 현장 사진과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고 경찰 또는 도로관리기관에 신고한 뒤 차량 수리 견적서와 영수증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도로 관리기관의 관리상 하자가 인정돼야 하는 만큼 사고 직후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물웅덩이가 있는 구간에서는 포트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차선 변경이나 급제동을 피해야 하며, 충격을 느꼈다면 즉시 타이어와 차량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