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이란 경제성장이나 안보 등 핵심적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정책 비전을 의미한다. 이재명정부가 지난 6월 29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필두로, 서남권, 충청권, 영남권에서 연속적으로 진행한 국민보고회에서 밝힌 “초격차 산업 강국” 건설의 비전은 국가전략의 위상에 걸맞은 목표와 수단 등을 담고 있다고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 세계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산업과 경제질서가 개편되는 대전환의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 보면서, 첨단산업을 둘러싼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승자가 결국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 같은 경제산업질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재명정부는 반도체,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등 3대 전략산업을 중점적으로 선정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서남권에 800조원 이상을 투자하여 메모리 반도체 공장 4개소와 로봇 생산 시설 등을 신설하기로 하였다. 또한 경기 및 충청권에도 2개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장과 낸드 시설 등을 설립하고, 영남 및 강원권에도 340조원을 투자하여 우주항공 산업벨트와 국방 AI 데이터센터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용수 및 전력 공급 등의 문제, 나아가 정부와 기업 간의 관계 등을 둘러싸고 논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3대 메가프로젝트’ 구상이 갖는 긍정적인 의미에 주목하고 싶다. 첫째, 청와대를 위시한 정부 부서와 기업들이 그간 대한민국이 축적해 온 경제적 능력을 집결시켜 다시 한 번 국가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했다는 점이다. 둘째, 호남과 영남 지역 등 비수도권 지역에 첨단산업 거점들을 집중적으로 건설함으로써, 역대 정부가 공통으로 추구했던 균형성장을 구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셋째, 최근 상당한 경영수익을 거두고 있는 대기업들이 해외투자가 아닌 첨단산업의 국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함으로써 제조업의 공동화를 방지하고, 청년층을 포함한 국내 고용 창출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 점 등이 그것이다. 넷째, 지난 3월, 중국과 일본은 각기 ‘제15차 5개년 계획’이나 ‘제7기 과학기술 이노베이션 기본계획’을 발표하여 자국의 반도체나 AI, 항공우주 등 신흥 기술이나 미래산업 분야를 전략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은 그러한 국제 동향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