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방송인 김어준 씨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계엄관련 현안질의에서 증언을 마치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2024.12.13. suncho21@newsis.com
친여 성향 유튜버인 김어준씨가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 보도를 놓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를 위한 여론몰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씨는 지난 9일 유튜브 채널에서 “이런 정도의 사건은 1년에 몇 건씩이나 있는데 최근에 한 일주일 상간으로 거의 모든 언론에서 톱을 장식하고 있다. 내용을 보니까 ‘경찰이 잘못했고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연결되는 사건”이라며 “그런 의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경찰의 초기 부실 수사로 실체적 진실이 묻힐뻔했던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검찰이 보완수사로 밝혀낸 것이다. 김씨의 발언은 유가족의 상처와 국민의 상식적인 우려는 안중에도 없는 음모론 아닌가.
이뿐 아니다. 김씨는 보수 성향 매체의 사설을 겨냥해 “‘민주당은 장윤기 편에 서고 있다’ 저런 거 참 잘한다”며 “‘보완수사권이 있어서 저걸 잡아낼 수 있었는데 민주당은 살인범 장윤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보완수사권을 없애려고 한다’는, 말하자면 큰 틀의 프레임”이라고 했다.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사안에 대해 정당한 문제 제기를 하는 언론에 ‘여론몰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진실을 호도한 것이다. 진보 성향 매체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현실이다.
여당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8·17 전당대회 전에 처리할 방침이다. 당권 재도전에 나선 정청래 전 대표는 “숟가락만 한 보완수사권이라도 주면 그 숟가락으로 칼을 만들어 정권에 언제 칼을 들이댈지 모를 일”이라고 강변했다.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주장하던 김민석 전 총리도 돌연 “보완수사권 폐지가 정부의 최종 입장”이라고 선회했다.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원하는 강경 지지층들의 표심에 구애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어제 보완수사권 폐지 조항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제도적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보완방안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국회에 제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허용범위를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심지어 여당 의원도 “민생 사건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담은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런데도 여당 강경파들은 애써 귀를 막고 있다. 김씨의 말대로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제2, 제3의 장윤기 사건이 발생하면 여권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