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세 속 “男답지 못해” 미신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도 늘어나 “성별 맞춤 지원대책 필요” 지적
성착취를 당한 남성 아동·청소년 10명 중 4명은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시선과 성역할 고정관념이 피해자들의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제2차 성평등 언박싱 토크'. 성평등가족부 제공
12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의 정희진 기획팀장은 1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제2차 성평등 언박싱 토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남성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는 2021년 629명에서 2022년 692명, 2023년 707명, 2024년 890명, 2025년 869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성착취 피해를 경험한 남성 아동·청소년 51명 가운데 19명(37.3%)은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피해자의 27%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자체를 ‘남자답지 못한 약한 모습’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팀장은 “한 피해자는 주변에 피해 사실을 얘기하면 ‘부럽다’, ‘왜 못 즐기느냐’는 식의 반응이 돌아왔다고 한다”며 “성역할 고정관념에 갇혀 침묵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 팀장은 인식 전환을 위한 사회적 캠페인을 비롯한 성별 포용적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 성교육의 제도적 법제화, 디지털 성착취 근절을 위한 강력한 제재 등 정책을 제안했다.
남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 디지털성범죄지원센터 통계에 따르면 전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4분의 3은 여성이었지만, 남성 피해자도 2023년 2320명에서 지난해 2618명(24.6%)으로 증가했다. 남성 피해자들은 주로 연인 간 불법 촬영과 촬영물 유포 협박에 의한 불안 피해를 주로 호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기술 발전과 사회변화로 젠더폭력 유형이 다양해지고 피해 대상과 양상이 복잡해지고 있다”며 “피해 특성과 수요를 면밀히 살펴 정책 사각지대를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