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 정책방향 모색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한 부처별 공개 토론회가 14일 본격 막을 올린다. 국토교통부 주관의 첫 토론회에서는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는 수도권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공급 확대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X(엑스)에 공개한 대토론회 의제에는 세제 개편이 비중 있게 담겼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공급 기반을 확충하지 않은 채 보유세 강화 등 규제 강도를 높이면 매매·전세·월세 매물 잠김 심화와 가격 급등세로 시장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만 해도 앞서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출 한도 대폭 축소 등 규제 층을 두껍게 한 이후 집값이 진정되기는커녕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이 신속히 공급을 확대하지 않으면 매물이 씨가 마르고 거래마저 끊겨 집값이 폭등한 과거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토론 의제를 보면 대토론회 논의가 ‘누구에게 세금을 더 부담시킬 것인가’에 집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숫자로만 제시되는 공급 계획이 아니라, 시장이 공급 확대를 확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국토부 토론회에서도 공급 확대를 둘러싼 △공급 속도전 △규제 조정 △전월세 안정 관련 이슈가 비중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그간 정부가 내놓은 공급 계획이 실질적인 입주 물량 증가로 이어지도록 속도를 끌어올릴 구체적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착공 기준)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지난해 9·7 공급대책에 이어 올 1월29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노원구 태릉골프장, 경기 과천경마장 같은 도심 내 공공부지 활용 등 수도권 우수 입지에 양질의 주택 약 6만가구를 신속히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이에 국회에서 잠자는 관련 법안들의 신속 처리를 비롯해 정비사업 지연 요인으로 손꼽히는 공사비 분쟁 중재안과 이주비 대출 지원책 등이 논의될 수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비롯해 주택 건설 인허가 기간 단축, 기존에 발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책의 실효성 점검 등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규제의 틀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관심사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3중 규제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25개 자치구)과 경기 12개 지역(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에 이어 최근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처분조건부 1주택자를 포함해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이 종전 70%에서 40%로 강화된다. 유주택자는 LTV 0%가 적용돼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 밖에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에 제한이 붙고, 주택을 구입할 때 취득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 등이 부여된다.
그러나 거래구역 지정 이후 인접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등 정책 효과에 의문부호가 늘었다. 이에 따라 향후 규제 수위를 어떻게 유연하게 조율할지, 추가 규제지역 지정 여부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전월세 대책도 핵심 축이다. 임대차 시장 불안 속에 무주택 실수요자의 임대료 부담을 낮출 대안 마련이 시급해서다. 전세사기 근절 대책과 함께 전월세 공급 확대를 가로막는 원인 진단 및 처방책에 대한 의견도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