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선출 방식을 확정하지 못한 채 계파 갈등만 키우고 있다. 선호투표제 도입을 둘러싼 친청(친정청래)계와 친석(친김민석)계의 대립이 당규 개정 문제로 번지면서 1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도 결론 없이 끝났다. 후보 등록이 16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경선도 초반부터 과열되는 양상이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가나다순) 등 유력 당권 주자들은 이날 정견발표회에서도 지방선거 책임론과 보완수사권 폐지, 과거 정치 이력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최고위서 결론 못 낸 선호투표제
민주당은 이날 저녁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대표 선출 때 결선투표 또는 선호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당규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회의는 시작 10여분 만에 정회됐고, 끝내 속개되지 않은 채 자정을 넘겨 자동 산회됐다.
◆신경전으로 뒤덮인 ‘정견발표’
당권주자들은 최고위 전에 있던 오후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정견발표회에 총출동했다.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KDLC 행사는 중앙위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자리다. 예비경선에서는 중앙위원과 권리당원 투표를 각각 50%씩 반영해 본선 진출자 3명을 선발한다.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이끈 지방선거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폈다. 김 전 총리는 “(2028년 총선을) 승리하지 않으면 개혁도, 지방자치 성장도, 이재명정부의 성공도 없다”며 “유능한 민주당을 다시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대표 체제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한 점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선거 패배 책임론을 부각했다. 송 의원 역시 “집권 여당은 모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정 전 대표는 “출마선언을 하시는 분들께서 저를 다 공격하고 비판하시는데 많이 아프다”며 “때리면 맞겠지만 정당방위는 앞으로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 발언과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최악의 자기 정치는 선거 때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하거나 남의 당 후보를 돕는 구태 정치”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김 전 총리가 2002년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하고 같은 해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장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에 참여한 전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도 자신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에 “가짜당원”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맞섰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유튜버 백문백답’ 모두발언에서 “저에 대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가 계속되면 가짜당원으로 보고 철저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친문(친문재인)’ 주자로 나선 고민정 의원은 행사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 “수사·기소 분리는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제도의 선택이지 우리의 신념이 되어선 안 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