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이란을 상대로 추가 공습을 개시하고, 이란 측은 “모든 외교적 노력이 무산됐다”고 비난하는 등 양국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가 휴지조각으로 될 위기에 처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TV를 인용해 이란 남부 해안 도시들과 핵심 도서 지역에서 연쇄적인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관문인 이란 남부 최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서부 외곽을 포함해 게슘섬, 자스크 등에서 여러 차례의 폭발음이 잇따라 들렸다. 또한 이란 남부 부셰르주와 남서부 후제스탄주 여러 지역에서도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5시(한국시간 13일 오전 6시)에 호르무즈해협을 자유롭게 지나는 민간 선원과 상선을 공격하는 이란의 능력을 계속 약화시키기 위한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미군의 이번 이란 공격은 최근 일주일 사이 네번째이면서, 이틀 연속 이뤄진 것이다.
이에 이란 정부는 자국 영토를 겨냥한 미군의 공습을 규탄하며 외교적 해결이 불가능해졌다는 입장을 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종전을 위한 휴전 합의가 체결된 지 25일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미국은 이란의 교통 인프라, 상선, 화물선, 항공시설을 공격해 사실상 합의의 거의 모든 내용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이 감행한 공격은 유엔 헌장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며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이번 공격으로 지난 수개월간 이어진 모든 외교적 노력이 무산됐다(rendered futile)”고 비난했다. 또 이란 외무부는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각국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시사하기도 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도 13일 엑스를 통해 “이란은 어느 곳도 먼저 공격하지 않았으며, 페르시아만 남부 연안의 미국 기지와 군사자산에 대한 타격은 국제법이 보장하는 자위권 행사”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17일 종전 MOU를 체결하고 핵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으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무력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만 연안의 남쪽 수로 자유 통항을 두고 양국간 입장 차이가 커지는 모양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자국이 온전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이란 남부 지역에 공습을 단행한 바 있다. 이란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국가 내 미군 주요 시설을 겨냥해 맞대응했다.
또 미군 중부사령부는 지난 11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키프로스 선적의 컨테이너선을 공격했다며 이에 미군이 이란 남부 주요 군사시설들에 공습을 재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