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북 포항과 경산에는 최상위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보건 당국과 의료계는 이번 폭염이 건강한 성인은 물론, 체온 조절 능력이 취약한 어린이와 고령층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3일 보건당국과 의료계 따르면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2026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누적 온열질환자는 535명으로 추정 사망자는 2명으로 집계됐다.
장기간 폭염이 이어진 지난해에는 총 4460명의 환자와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7월 20일부터 31일까지 열흘 남짓한 기간에 전체 환자의 30%(1341명)와 사망자의 35%(10명)가 집중됐다.
폭염은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을 직접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등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입원 및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건강피해가 단기간에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특히, 폭염중대경보 발령 상황에서는 더욱 철저한 건강수칙 실천이 필요하다.
지난 12일 제도 도입 이후 경북 지역 처음 내린 폭염중대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 35℃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된 곳에서 일최고체감온도 38℃ 또는 일최고기온 39℃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 단계에서는 건강한 사람도 중증 온열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질병관리청의 심층 분석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38℃에 이르면 65세 미만은 전체 사망 위험이 4%,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7% 증가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 사망 위험이 19%,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14%나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에 비해 체온 조절 기능이 완전하지 않은 어린이도 폭염 취약계층이다. 서울성모병원 배우리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응급의학과 교수)은 “더운 날씨에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면 체온이 빠르게 상승해 열탈진이나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어린이는 갈증을 늦게 느끼므로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자주 찾는 야외 수영장이나 물놀이장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물속에 있어도 햇볕에 계속 노출되면 체온이 오르고 놀이에 집중하다 보면 탈수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 센터장은 “일정 시간마다 그늘에서 쉬며 수분을 보충하고 아이 체온이 떨어질 때는 젖은 수영복을 벗기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달궈진 바닥으로 인한 발바닥 화상을 막기 위해 신발을 신기고 자외선 차단제는 2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야 한다.
만약 폭염 속에서 아이가 두통, 어지럼증, 구토, 근육경련을 호소하거나 의식이 흐려진다면 즉시 응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하고, 몸에 물을 뿌리거나 겨드랑이·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에 아이스팩을 대어 체온을 낮춰야 한다.
다만 의식이 떨어졌을 때 억지로 물을 먹이면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금물이다. 배 센터장은 “의식 저하나 이상 행동을 보이면 즉시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해야 하며, 쓰러질 때 머리나 목을 다쳤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무리하게 일으켜 세우지 말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폭염중대경보 발령 지역의 논밭 작업, 건설현장 노동, 체육활동 및 야외행사를 즉시 중단하거나 연기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폭염중대경보 시에는 어르신, 장애인, 임신부, 어린이,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한 환경에서 휴식하며, 무더운 시간대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대비 수칙을 적극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