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인권연대 “전주 고교 장애학생 성폭력 의혹 전면 재조사를”…교육당국 “매뉴얼대로 조치”

“부실 조사·축소 의혹 규명해야” 학폭위 연기 촉구
경찰 성폭력 혐의 무혐의, 교육청 “결과 지켜볼 것”

전북 전주 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과 학교폭력 의혹을 둘러싸고 장애인인권연대가 전면 재조사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연기를 촉구했다. 교육 당국은 매뉴얼에 따라 대응했으며 학폭위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장애인인권연대는 13일 전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 학생에 대한 성폭력과 괴롭힘, 학교 측의 부실 조사 및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며 “왜곡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결론이 나 일을 막기 위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인권연대가 13일 전북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고등학교에서 장애 학생에 대한 학교폭력과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며 전면 재조사와 학교폭력심의위원회 개최 연기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단체에 따르면 전주의 한 통합교육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자폐성 발달장애 학생 A군은 지난해 같은 학교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A군은 한 달 뒤인 12월 15일 학교에 학교폭력 피해를 신고하자 상대 학생 측은 9일 뒤 “무고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A군을 상대로 맞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인권연대는 “장애 학생에 대한 괴롭힘이 지속됐는데도 학교가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못했다”며 “가해 학생 측의 역신고 사실을 40일이 지나서야 보호자에게 알리는 등 초동 조사가 부실했고,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전북도교육청에 성폭력 사건 전면 재조사와 보복성 맞신고 여부 조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연기, 피해 학생에 대한 2차 피해 방지와 심리·정서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현재 A군은 다른 특수학교로 전학한 상태다. A군의 어머니는 천호성 전북도교육감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가해 학생의 성폭력과 학교의 무관심으로 가족의 평범한 일상이 무너졌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

 

교육 당국은 사건 발생 당시 관련 매뉴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전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교는 사건 당시 교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했지만, 피해 학생 측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에 따라 학생들을 즉시 분리 조치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를 진행했으며, 올해 3월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성폭력 피해 신고와 맞신고 내용을 병합해 오는 15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전북도교육청은 학폭위 심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