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발달장애인들이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것을 두고 경찰이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와의 합의는 물론 점주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까지 밝혔음에도 경찰이 법리를 기계적으로 적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3일 부산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30대 중증 발달장애인 A씨 등 2명은 지난달 10일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은 채 나눠 먹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발달장애인들의 부모는 곧장 편의점 측에 사과하고 10만원을 배상했다. 점주 역시 사정을 이해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 2명에게 형법상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현행법상 2인 이상이 합동해 타인의 재물을 훔친 경우 특수절도죄가 성립된다는 이유에서다. 특수절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수사·재판을 계속할 수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들을 최종 ‘기소유예’ 처분했다. 범행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의자들이 초범인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점주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경찰의 이 같은 처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피의자들이 중증 발달장애인이라는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2명이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특수절도 혐의를 씌운 것은 과도한 권한 남용이라는 주장이다. 가족들은 조만간 해당 사건을 담당한 경찰 수사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특수절도죄가 적용되는 상황이라 달리 불송치할 방법이 없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