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30만원 줄게, 방 있니?”…해외 포기하고 속초 가려다 ‘멈칫’

국제항공료 28.2%·해외단체여행비 24.3% 상승
2분기 원·달러 평균 1501.64원…해외 체류비 부담
휴가비 부담 45.7%…속초 호텔 평균 29만7000원

여름휴가를 앞두고 여행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제항공료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여행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주요 관광지의 성수기 호텔 요금도 상승해 휴가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해외여행은 항공료와 환율이 동시에 올랐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국내로 눈을 돌려도 성수기 숙박비가 만만치 않다. 여행을 포기하기보다 가까운 곳을 택하고 일정을 줄이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항공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2% 올랐다. 해외단체여행비도 24.3% 상승했다.

 

고환율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1501.64원이었다. 1998년 1분기 1596.8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도 1998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에서 쓴 숙박비와 식비, 교통비의 원화 환산액이 커진다. 항공료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일본과 동남아 등 가까운 해외 여행지도 예전만큼 가볍게 떠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올여름 휴가 수요는 국내로 쏠리고 있다.

 

리서치 기업 피앰아이가 지난달 5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휴가지로 국내 여행을 꼽은 응답자는 74.2%였다.

 

휴가 기간도 길지 않았다. 응답자 대부분은 4박 이하 일정을 계획했다. 멀리 오래 떠나기보다 가까운 곳에서 짧게 쉬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컸다. 올여름 휴가비가 ‘부담스럽다’는 응답은 45.7%였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숙박비였다. 응답자의 53.4%가 ‘성수기 숙박요금 인상’을 꼽았다. 항공료와 환율을 피해 국내로 방향을 틀어도 숙박비라는 또 다른 장벽을 만나는 셈이다.

 

실제 주요 관광지의 호텔 요금도 올랐다.

 

트립닷컴의 도시별 호텔 데이터에 따르면 강원 속초의 평균 숙박요금은 지난달 24만3000원에서 이달 29만7000원으로 5만4000원 상승했다. 1박 평균 요금이 30만원에 육박했다.

 

부산도 같은 기간 22만2000원에서 24만3000원으로 올랐다. 해외 항공권과 환전 비용은 피할 수 있지만, 성수기 호텔을 이용하면 국내에서도 숙박비만 수십만원이 들어간다.

 

이 수치는 트립닷컴이 집계한 도시별 호텔 평균 요금이다. 호텔 등급과 투숙 날짜, 예약 시점에 따라 실제 결제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들은 휴가를 포기하기보다 여행 방식을 바꾸고 있다. 먼 곳보다 가까운 곳을 택하고, 여행 기간을 줄이거나 성수기를 피해 떠나는 식이다.

 

해외여행의 변수는 항공료와 환율이고, 국내 여행에서는 숙박비가 지출 규모를 좌우한다. 올여름 휴가지는 ‘어디로 갈 것인가’보다 ‘얼마에 다녀올 수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 정할 수 있게 됐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항공료 부담으로 국내 여행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성수기에는 숙박비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외 여행의 가격 차이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여행객들이 휴가 기간을 줄이거나 주말을 피해 예약하는 등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