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친구 살인 사건’…20대 피의자 신상 16일 공개

경북청 홈페이지서 30일간
뉴시스

경북 경산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의 신상정보가 16일 공개된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 유족 측은 가해자의 ‘심신미약’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14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된 A(20대)씨의 신상정보가 오는 16일 오전 9시부터 30일간 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경찰은 지난 10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확보,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해 공개를 의결했다.

 

하지만 A씨가 신상공개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5일의 유예기간을 거쳐 16일부터 공개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4시35분쯤 경산시 하양읍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 B(20대)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흉기에 찔린 B씨는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 친구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등이 현장에 출동했으나 B씨는 병원으로 옮겨지지 못한 채 집 안에서 숨졌다. 당시 집 안에는 A씨와 B씨 외에 또 다른 친구 1명이 잠들어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술을 마신 뒤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의자가 범행 동기에 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상황은 유족 측 설명과 피해자 지인들의 전언으로 일부 드러났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는 전날 A씨가 B씨의 얼굴을 물어뜯고 흉기를 수십 차례 휘둘렀으며, 목을 절단하려 한 정황과 함께 범행 현장에서 회칼 2자루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B씨가 도움을 청하려고 다른 친구에게 연결해 둔 휴대전화 통화에는 당시 상황이 그대로 녹음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B씨가 “진짜 가만히 있겠다”, “너무 아프다”고 애원했지만 A씨는 “내가 얼마나 귀엽냐”며 웃음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현장에 도착한 지인들은 아파트 공동현관부터 복도까지 이어진 핏자국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 동기에 대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족 측은 A씨가 만취 상태가 아니었고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특히 A씨가 범행 직후 나체 상태로 현장을 벗어났다가 약 1시간 뒤 스스로 아파트로 돌아온 점을 들어 “상황 판단력과 기억력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A씨가 과거에도 B씨에게 폭력을 행사한 전력이 있다”며 이번 사건이 데이트 폭력을 말리다 벌어진 우발적 사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족 측은 경찰의 초동 조치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유족 측은 A씨가 범행 직후인 새벽 4시쯤 온몸에 피를 묻힌 알몸 상태로 거리로 나와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거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집어 나오는 등 거리를 배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4시30분쯤 순찰차가 A씨와 마주쳤지만 경찰이 즉시 하차해 제압하지 않았고, A씨는 현장을 벗어났다”고 했다. A씨가 5시쯤 범행 현장인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는 피해자의 친구들이 도착해 있어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은 5시20분쯤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4시25분쯤 피가 묻은 A씨를 발견하고 정지를 지시했으나 A씨가 달아나 핏자국을 따라 추적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피해자의 친구들이 없었다면 A씨가 흉기 등 핵심 증거를 인멸하거나 집 안에 잠들어 있던 다른 친구까지 해칠 수 있었던 상황”이라며 “경찰이 현장 도착 후에도 신원 확인을 이유로 체포를 지연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