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자동차 기업 집단이었던 폭스바겐그룹이 10만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공장폐쇄가 아닌 구조조정 카드를 내세웠지만, 폭스바겐그룹의 내리막길은 길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 포르쉐,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이 흔들리는 원인은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과 북미에서의 판매 부진이 꼽히고 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CEO는 12일(현지시간) 일간 빌트 인터뷰에서 “공장들을 닫는 것보다 현명한 해결책이 있다”며 “작년 한해 동안만 독일 내 공장 비용을 평균 20% 절감했다. 이는 커다란 진전”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사업 환경이 요즘처럼 까다롭고 위험했던 적은 없었다”며 공장 폐쇄를 제외한 구조조정은 계속 추진할 의사를 내비쳤다.
폭스바겐그룹은 노동조합과 정치권의 반대에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블루메 CEO는 기존 목표 5만명을 포함해 약 10만명이 감원 대상이고, 독일 내 공장 4곳도 추가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13일 확인했다.
슈피겔 등에 따르면 블루메 CEO는 이날 회사 내부망 공지에서 폭스바겐의 간접비용이 다른 자동차업체보다 20% 높다면서 “노동비용에 변화가 없을 경우 전세계에서 약 5만개의 일자리를 줄여야 한다는 게 이론적 계산”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산하 모든 브랜드와 자회사에서 어느 정도 인력 조정이 필요하고 가능한지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폭스바겐그룹은 전세계 직원 65만7000명의 15%인 10만명을 감원하고 독일 공장 4곳을 추가로 폐쇄할 방침인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이는 직원 5만명을 줄이고 공장 2곳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는 기존 구조조정 목표에서 크게 확대된 것이다.
폭스바겐 측은 지난 9일 감독이사회에서 생산능력을 현재 연간 1000만대에서 900만대로 줄이고 모델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최대 50% 줄이는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폭스바겐 노조는 2024년 3만5000명 감원, 독일 내 공장 2곳 생산 중단을 골자로 하는 비용 절감안에 동의했지만, 대폭 늘어난 이번 구조조정 계획에는 반대하는 상황이다. 독일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이 연립정부를 꾸린 니더작센주도 일자리와 생산시설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공장 폐쇄 대신 방산업체에 공장을 넘기거나 지금까지 중국에서만 생산한 모델을 독일 공장에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논의된 공장 매각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폭스바겐그룹의 부진은 한 때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과 북미에서 판매량이 급감한 탓으로 풀이된다. 13일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상반기 세계 판매량 413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441만대) 대비 6%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감소는 커졌다. 중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26% 포인트 급감했다.
북미에서도 전년 동기대비 3%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판매량이 69% 포인트 급감했다.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커지고, 중국 내에서 자국 브랜드의 약진이 폭스바겐그룹 판매량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보조금 지급 종료 및 수출 관세 영향으로 판매량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