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의 외교정책은 내수용입니다. 다른 나라,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위축되고 겁먹은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에서는 자주파적인 목소리를 냅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재명정부 외교를 “방구석 여포 같은 것”이라고 규정하며 “국뽕 정치는 가능해도 국뽕 외교나 국뽕 경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재명정부가 미국 등 주요국과의 실제 관계에서는 위축된 태도를 보이면서 국내에서는 자주외교를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방향성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더라도 국익을 해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의원은 “현재 정부가 우리 국가대표 선수인 것은 맞다. 우리 팀은 아니지만 국가대표 선수”라며 “국익을 해할 정도로 무조건 공격할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는 분명히 견제해야 한다”고 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주권국가가 작전권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현시점에서의 추진은 위험하다고 봤다.
한 의원은 “주권국가가 궁극적으로 작전권을 온전히 가져가야 한다는 명제는 맞는 말이고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전환했을 때 일어날 일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문제를 상쇄할 만큼 우리가 모든 것을 해내는 데 필요한 비용을 국민이 감당할 용의가 있는지 따져보면 지금은 위험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연합사 체제가 약화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 의원은 “미국의 동아시아 쪽 군인들을 만나보면 전작권 전환 문제에 대단히 부정적이고 특히 장성급들이 그렇다”며 “연합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연합사는 사실상 해체 수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정치권에서는 한국에 전작권을 넘긴 뒤 한반도 방위 부담을 줄이려는 입장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엘브리지 콜비를 비롯한 미국 정치권의 상당수 주류는 ‘전작권을 가져가라’는 입장”이라며 “대신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전략을 지금처럼 한국 중심으로 하지 않고 ‘북한 문제는 너희가 알아서 하라’며 다른 쪽으로 발을 빼려는 입장이 더 많다”고 말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탈영 의혹도 전작권 전환 문제와 연결했다. 한 의원은 “방위 출신의 국방부 장관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탈영 의혹이 있는 방위 출신 국방부 장관은 대한민국에서 전시 상황에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사람이 주도하는 전작권 전환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한 의원은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이념이나 진영보다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거래적 외교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진영이나 무엇이 옳은지를 따지기보다 대단히 거래적인 외교를 하기 시작했고, 꽤 오래갈 추세로 보인다”며 “어떻게 보면 약육강식의 시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한 국제질서에서는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두면서도 개별 현안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외교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한미 블록을 중시하되 개별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외교적 역량으로 독자적인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관세와 공급망 등 공통 현안에서 공동 대응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거래적 관계가 되면 한국과 일본이 중국이나 미국에 각개격파당할 수 있다”며 “한·일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비슷해진 면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 ‘경제나토’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그런 취지”라며 “하나의 예시지만 그런 결합을 상상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만 쫓아가는 축구가 아니라 공간을 활용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