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3세 여동생 앤 공주, 부산 찾아 유엔기념공원 참배

英 엘리자베스 2세 전 여왕의 장녀이자 찰스 3세 국왕의 여동생 앤 공주, 14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
한국전쟁 당시 영연방국 장병들이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임진강전투·가평전투와 유엔기념공원 조성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엘리자베스 2세 전 영국 여왕의 장녀이자 찰스 3세 국왕의 여동생인 앤 공주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앤 공주의 이번 방한은 한국전쟁 중 영연방국이 가장 치열하게 치렀던 임진강전투·가평전투와 유엔기념공원 조성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는 14일 앤 공주와 남편 팀 로렌스 경이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전 영국 여왕의 장녀이자 찰스 3세 국왕의 여동생인 앤 공주. 연합뉴스

앤 공주 부부는 영국기념비 앞에서 붉은색 양귀비가 섞인 리스를 헌화하며 한국전에서 산화한 영연방국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렸다. 참배 후 묘역을 둘러보고, 서정인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장으로부터 이곳에 안장된 필립 커티스 중위와 케네스 뮤어 소령 등 빅토리아 십자훈장 서훈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커티스 중위는 임진강 전투에서 부상을 입은 채 소대를 지휘하며 적군의 기관총 공격에 맞서다 전사했다.

 

해당 훈장은 적의 압도적인 공격이 가해질 때, 자신의 목숨을 내던져 동료나 부대를 구한 경우에만 수여되므로 사후 추서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전 당시 4명의 영국 장병에게 수여됐으며, 이들 중 3명이 이곳 유엔기념공원에 잠들어 있다.

 

이어 영국군 무명용사로 안장돼 있다 몇 년 전 이름을 되찾은 패트릭 앵지어 소령의 묘도 찾았다. 앵지어 소령은 임진강전투에서 전사했으나,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오랫동안 무명용사로 안장돼 있다가 영국 국방부의 문서 추적과 비교·분석을 통해 2023년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4명의 영국군 무명용사와 함께 신원이 밝혀졌다.

 

이는 영국 정부가 한국전에서 전사한 이들을 잊지 않고 이름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 온 대표적인 사례다. 2024년 11월 ‘묘비동판 재헌정식’을 통해 이들에게 70여년 만에 이름을 되찾아 주었다.

 

앤 공주는 또 이날 기일을 맞은 M. 호건 이병의 묘에 직접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며, 그의 희생을 추모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호건 이병은 1952년 7월 14일 전사했다.

 

현재 유엔기념공원에는 총 14개국 2339명의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영면해 있다. 이들 중 영연방국 출신은 1598명으로, 국가별로는 영국 892명, 캐나다 382명, 호주 281명, 뉴질랜드 32명, 남아공 1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