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집 없다” 이 대통령 농담 속… 국무회의 달군 ‘초고가 주택’ 증세 논란

유튜브 중계창서 즉석 여론 조사 진행... 30억 원 이상 기준에 “너무 가혹하지 않나” 뼈 있는 농담도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생중계 도중 유튜브 댓글을 활용해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한 보유 부담 강화 방안을 즉석에서 조사했다. 실시간 여론조사 결과 시청자의 대다수가 실거주 목적의 1주택이라도 초고가 주택에는 세부담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부처로부터 ‘부동산정책 관련 국민 의견 수렴계획’ 보고를 받은 뒤 이 같은 깜짝 제안을 던졌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 1주택자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소위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100억 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까지 동일하게 혜택을 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시청 중인 국민들을 향해 초고가 주택에 차별적으로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것에 찬성하면 1번, 반대하면 2번을 눌러달라고 요청했다.

 

◆ 유튜브 시청자 90% “초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 찬성”

 

현장 보고를 맡은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이 댓글의 90%가량이 1번을 선택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초고가 주택에 대한 부담 강화에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정한 초고가 주택의 기준선에 대한 2차 조사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시가 기준으로 10억 원 이상은 1번, 20억 원 이상은 2번, 30억 원 이상은 3번을 선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임 실장이 참여자 다수가 30억 원을 기준으로 꼽았다고 전하자, 이 대통령은 “시가 30억 원은 공시지가로 환산하면 10억 원대 중후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너무 가혹한 기준이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 “난 이제 무주택자”... 국무총리와 집값 두고 뼈 있는 대화

 

이 과정에서 참모들과 국무위원들 사이의 미묘한 대화도 오갔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20억 원을 초고가 기준으로 제시한 의견도 많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20억 원으로 기준을 잡으면 큰일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직후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주택 보유 현황과 시세를 묻는 돌발 질문이 던져졌다. 올해 초 분당 아파트를 매각해 무주택자가 된 이 대통령이 한 총리에게 “나는 이제 집이 없다”라며 한 총리의 주택이 20억 원이 넘는지를 묻자, 한 총리는 “한 채 보유 중인 주택이 20억 원이 넘는다”고 답변했다. 당초 4주택자였던 한 총리는 최근 3채를 처분하고 현재 1주택만 남겨둔 상태다.

 

◆ “집값 잡기용 증세 아냐... 왜곡된 부동산 세제 정상화가 1차 목표”

 

이 대통령은 이번 부동산 세제 논의의 본질이 집값 억제만을 위한 규제성 증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으려 한다는 시각은 사실과 다르며, 조세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는 취지다.

 

현재의 부동산 조세 제도가 왜곡되어 오히려 투기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조세 제도의 왜곡을 바로잡고 비정상적인 구조를 정상화하는 것이 이번 세제 개편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세제 개편 과정에서 실거주 1주택자의 부담은 경감하되, 초고가 주택 소유자에 대한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조율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