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CGV를 찾았다가 상영관 의자 염료가 옷에 이염됐다는 글이 이달 중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왔다.
CGV 본사가 피해 확인에 나서는 등 조치에 들어간 가운데, 블로그 등에서 과거 유사 피해 사례가 확인돼 그동안 본사의 시설 관리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11일 경기도 성남의 한 CGV에서 야구 올스타전을 관람한 A씨의 흰색 옷 뒷면 곳곳이 붉게 물들었다.
상영관에 설치된 붉은 의자에서 염료가 스며든 것으로 보이는데, 그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CGV에서 올스타 관람하신 분들 흰색 옷 입으셨다면 당장 확인해보라”며 “이염되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에는 “영화관에 문의해야 할 것 같다”, “이래서 입장 통로에 이염 경고문이 있었던 것 같다”, “나도 다른 곳에서 이염 문제가 있었는데 구매 내역을 증빙하니 감가 비용 빼고 보상했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
영화관 시설물로 발생한 피해를 고객이 직접 입증하고 보상 절차까지 진행해야 하는 데 따른 불만도 눈에 띄었다.
CGV 고객센터 통화에서 A씨는 이염 제거가 어려울 시 보상을 요구했고, 센터도 A씨에게 관련 비용 지급을 약속했다.
이염 문제로 고객센터와 소통한 A씨는 결국 옷값 전액을 보상받지는 못했다고 지난 27일 세계일보에 알렸다.
A씨는 세계일보에 보낸 답변에서 “옷값의 80%만 보상한다고 했다”며 “5월에 구매해 두 달 지난 옷의 가격을 일부만 보상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구매 후) 처음 입은 옷이고, (무엇보다) 이염 문제를 일으킨 CGV의 잘못이 아니냐고 따졌다”며 “(고객센터에서는) 분쟁 기준에 따른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A씨는 당시 영화관에 가지고 갔던 가방도 이염 피해를 입었지만 세탁했다며, 해당 물건에 대해서는 비용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SNS에 게재한 사진과 글의 인용 여부에 동의했다.
A씨처럼 상영관 의자로 의류 등의 이염 피해를 본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23년 한 블로그에도 CGV에 갔다가 가디건이 이염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가죽 시트에서 묻은 이염은 지우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세탁소에서 받았다며, ‘옷에 대한 감가상각을 한다’는 설명을 고객센터에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다른 블로그에도 CGV에 갔다가 흰색 모자에 빨간 물이 들었다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시트 교체 비용 문제로 의자에 커버 씌우는 작업 중이라는 설명을 고객센터에서 들었다는 취지로 부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강동구의 한 CGV에 회색 옷을 입고 갔다가 시트의 푸른 색깔이 옷에 이염됐다는 글이 한 블로그에 올라왔다.
유사 사례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CGV의 상영관 시설 관리 미흡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객이 피해를 입증하고 보상이 이뤄지기까지 시간을 들인다는 점에서 소비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CGV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 환경 악화와 그에 따른 비용 문제 등으로 모든 의자의 개선 등이 어려웠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지점마다 서로 다른 의자가 설치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상영관) 오픈 시점에 따라 다른 컨디션의 의자가 설치됐을 수 있다”고 답했다.
CGV 관계자는 “이염 문제 확인 후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조치하고 있다”며 “좌석 점검과 관리로 고객들께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NS와 블로그 등에서 언급된 ‘감가상각’ 표현에는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서 보상을 진행한다”며 “(고객 소통 과정에서) ‘감가’라는 표현이 들어가 고객께서 불편을 느끼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의 어떤 조항을 근거로 들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