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합의22부(한상원 부장판사)는 최근 아동청소년성보호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일 오전 4시 10분께 청주의 한 호텔에서 당시 연인이었던 B(16)양의 나체 뒷모습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헤어진 B양은 사건 발생 시점 약 1년 뒤 A씨를 고소했으며, 불법 촬영 사실을 시인하는 A씨의 육성이 담긴 동영상을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자백영상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해당 영상은 부서진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백업으로 복구된 사본"이라며 "원본 제출이 불가능해 원본과 사본을 직접 비교할 수 없는 경우에는 법원이 감정 및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원본 동일성 증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지만 검찰은 해당 영상이 복사되는 과정에서 편집 등 인위적인 조작이 가해졌는지 검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나체 모습이 담긴 영상이 찍힌 것을 피해자가 직접 봤다고 하더라도 뒷모습인 만큼 피해자의 신체인지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피해자는 사건 발생 직후 피고인과 실랑이 끝에 휴대전화에서 영상을 지우게 한 뒤 이를 자백하는 영상을 찍었다고 진술했는데, 피고인 입장에서 어렵게 촬영물을 삭제한 뒤 그 자리에서 곧이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가 이를 영상으로 촬영하게 하는 것까지 허락했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밖에도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에 대한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모순되거나 번복된 점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범죄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