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급락과정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 매도가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6,800선을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14일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주요 기술적 지지선을 시험하다’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출시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격한 디레버리징(강제 매도)이 장중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일부 2배 레버리지 ETF가 하루 동안 30% 넘게 하락하면서 운용사들이 목표 레버리지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을 추가로 매도했고, 이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다시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전일 외국인과 국내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1억3000만달러와 15억달러를 순매도했다.
골드만삭스는 국내 기관 순매도의 62%가 ETF 관련 청산 물량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외국인 순매도는 대부분 프로그램 매매 등 패시브 자금에서 발생했으며, 프로그램 매도 규모는 11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다만 지수 낙폭에 비해 기관투자자의 블록 거래(대량 매도)는 많지 않았으며, 일부 추세 추종형 헤지펀드에서만 선별적인 매도세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골드만삭스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20개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만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스템 리스크와 과열 마케팅에 우려를 표명했다”며 “향후 규제는 상품 출시를 전면 금지하기보다 투자자 진입 요건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6,800선을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코스피가 6,800선을 지키지 못하면 다음 지지선은 전일 종가보다 약 4.5% 낮은 6,500선으로 하락하며, 이마저 이탈할 경우 6,100∼6,000선까지 추가로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의 하루 변동폭이 통상적인 표준편차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6100~6000선이 보다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기계적 매도와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 높은 스와프 금융 비용 등이 국내 증시의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락에도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지는 않았다며, 이번 조정은 반도체 업황의 구조적 고점보다는 유동성에 따른 포지션 청산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 업계의 생산능력 확대가 2028년 하반기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반도체 업황의 기초여건은 여전히 견조 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코스피가 과매도 구간에 돌입했다며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한국 증시에 대한 주간 리포트를 발표하고 “삼성전자가 최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8% 이상 하락하면서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이 6.2배로 2004년 이후 최저치이며, 2008년 금융위기 저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며 “코스피는 6월 고점 대비 약 20% 하락한 셀오프(패닉셀, 투자자들이 급하게 대량 매도하는 현상)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일 제시했던 코스피 지수 목표치 1만2000을 유지했다. 코스피 지수가 우상향 추세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는 “산업재·전력 인프라·지배구조 개선 관련주·반도체 장비 공급망·리플레이션 트레이드(경기 및 물가 상승 예측에 따른 경기순환주·원자재 등 투자) 등을 선호 테마로 제시한다”며 “ERLI(어닝 리비전 선행지표)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둔화로 상향 모멘텀이 다소 완만해질 전망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