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카지노 즉각 철회를”… 전북 시민환경단체, 잇단 반발

전북도 “관광 핵심시설” 맞서 찬반 논쟁 본격화

이원택 전북도지사가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하려는 계획을 놓고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와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며 새만금 개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둘러싼 기대보다 사행산업 확대에 따른 사회적 비용에 대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14일 성명을 내고 “이원택 전북도지사가 후보 시절 내세운 ‘새만금 200조원 투자유치’ 공약의 실체가 결국 내국인 카지노였느냐”며 “카지노 유치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원택 전북도지사가 1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북도 제공

단체는 “새만금을 지역 발전의 교두보가 아닌 도박장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며 “지속 가능한 산업 육성 대신 가장 손쉬운 사행산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카지노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산업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갉아먹는 기생산업”이라며 “일찌기 강원랜드 사례에서도 도박중독과 범죄, 자살, 지역 공동체 붕괴 등 사회적 폐해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출입 횟수와 베팅 한도를 제한하면 된다는 발상은 도박의 파괴력을 지나치게 가볍게 보는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투자유치 대안을 다시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복합리조트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내국인 카지노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새만금의 미래는 도박이 아니라 생태와 혁신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도민과의 공론화 과정도 없이 내국인 카지노 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은 도정의 핵심 가치인 도민 주권과도 배치된다”며 “카지노는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이 아니라 민생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사행산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가 허용되면 인천과 부산, 제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형평성을 이유로 도입 요구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전국적인 카지노 확산으로 이어져 새만금이 기대하는 희소성도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체는 또 청소년 도박 문제와 지역사회 범죄 증가, 사회적 비용 확대 등을 언급하며 “새만금은 생태 회복과 재생에너지 전량 사용(RE100), 친환경 관광, 첨단산업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만금 개발 사업 계획도. 새만금개발청 제공

앞서 이원택 전북도지사는 전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조성을 추진하겠다”며 공식 발표했다.

 

이 도지사는 “새만금개발공사와 복합리조트 조성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으며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전북특별법 추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광활한 관광·레저 용지 개발을 위해 복합리조트가 관광 분야의 핵심 시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투자 의향을 밝힌 기업도 있다”며 “내국인 출입 횟수와 베팅 한도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사회적 지원체계를 마련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는 20여 년 전부터 전북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지만, 도박중독 등 사회적 비용과 사행산업 확대 우려, 특별법 제정 필요성 등으로 번번이 추진되지 못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강원랜드만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고 있으며, 새만금에 두 번째 내국인 카지노를 설치하려면 별도의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강원 지역의 반발과 함께 경제적 효과, 사회적 비용, 지역 수용성 등을 둘러싼 치열한 사회적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