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과도한 규제로 경쟁력 잃어가는 서울

집값 급등 막으려 원활한 주거 이동 고리 차단
‘편협한 정책’ 선택 위한 국민 토론회 될라 우려

최근 하이닉스 성과급의 지급 기대와 연결된 소위 말하는 화성 동탄 중심의 ‘셔세권’ 아파트 가격 급등 현상과 이에 반응한 정부의 3종 규제 지역 확대 지정이 이루어졌다. 이번 화성 동탄의 아파트 가격 급등은 정상적인 소득 증가 기대로 촉발되고 규제 지역 확대 지정 예상으로 증폭된 측면이 있다. 경제 호황으로 소득과 자산이 늘어 이에 대한 합리적인 주거 소비 조정의 결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을 어찌 비정상적인 가격 급등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는가. 이를 억지로 막으려 규제를 강화하여 왜곡된 풍선효과로 사회적인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게 작금의 시장 상황이다.

 

주택 가격 급등을 모든 대가를 지불하고라도 막아야 할까. 부동산 가격의 장기적인 수준은 그 도시권에서 발생한 경제활동의 잉여가 자본화된 결과로, 분배의 문제는 다른 논의가 필요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기본적으로 그 사회가 쌓아 놓은 부를 의미한다. 근대 경제학에서 지대에 대한 가장 근간이 되는 해석을 제공한 것이 리카르도의 지대론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결론은 농부들 간의 무한한 경쟁의 결과로 경작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잉여(이용되는 가장 척박한 토지와 비교하여 비옥한 토지 경작자가 누리는 이익)가 지대에 모두 담겨지고, 그 지대는 지주의 불로소득으로 귀속된다는 것이다. 가슴 아픈 지대의 결정기제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다른 단면이 있다. 이런 현상에 동반되는 긍정적인 측면은 그런 지대의 결정기제하에서 가장 효율적인 경작지의 활용(경작 비용이 적게 드는 비옥한 토지가 우선적으로 경작되고, 경작지의 비옥도별로 최적의 경작 기술을 이용함으로써)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로 그 도시 시민들은 가장 낮은 가격으로 쌀을 소비하게 된다는 점이다.

 

서울도 마찬가지이다. 도시의 성장을 담는 주택 공급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도심 지역의 재건축·재개발을 개발이익 분배 문제로 억제함으로써 20년 전에 고밀 재건축이 이루어져야 했을 은마아파트가 이제야 비로소 걸음마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 부작용은 비옥한(도심) 토지가 아닌 척박한(도시 외곽) 토지의 고밀 이용이 강요됨으로써 서울 대도시권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도시 중 가장 긴 평균 2시간30분의 통근시간으로 고통받는 도시가 되었다. 도시 외곽에 거주하는 어떤 가구주가 평균을 넘어서는 3시간을 출퇴근한다면 그 시간의 연 기회비용은 3600만원이고, 이런 3시간 낭비적 통근의 자본화된 가치는 12억원에 달한다. 즉 강남 인근의 아파트에 거주하기 위해 해당 통근자는 12억원의 주택 가격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도시는 도시 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의 주체들이 지불해야 하는 공간 이동 비용을 최적화하면서 경제적 활동의 공간적인 집적의 경제를 극대화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애주기 동안 지속적으로 주거 소비의 조정이 필요하고,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에 필요한 입지를 달성하기 위해 원활한 주거 이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단순히 주택 가격 급등을 막겠다고 원활한 주거 이동과 주거 소비 조정의 연쇄 고리를 차단하는 규제 장치들을 강화하면, 그 도시는 생산성이 저하되어 오히려 국제적인 도시경쟁력을 잃게 된다.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게 도시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기 위해 도입되는 과도한 규제들이 그 도시의 경쟁력을 약화한다.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으로 인해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가 발생하고, 국가 경제의 복구할 수 없는 폐해가 발생한다는 정부 정책결정자들의 주장은 좀 더 폭넓은 시장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대목이다. 최근 대통령과의 토론회로 마감되는 총 4차례의 국민 토론회를 통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한다. 수없이 이어져 온 100분 토론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논란이 네 번의 토론회로 마감될 수 없다. 그런 근본적인 한계를 인정하면 이번 일련의 토론회가 정해진 정책적 선택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거라는 우려가 크다. 문제는 디테일한 정책적 선택보다 이번 정부 주요 정책 결정자들이 가지고 있는 시장에 대한 이해의 편협성이다. 그 편협함에 기초한 정책적 선택은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인 가치관의 변화가 유일한 해법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