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회에서 진행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와 관련해 검사의 수사 권한을 완전히 삭제할 경우 공수처 검사와 특별검사 등의 수사 근거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수처 검사와 특별검사의 직무·권한에 관한 특례 조항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14일 정례브리핑에서 “공수처 검사는 공수처법에 위반되는 규정이 아니라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을 준용한다”며 “별도의 규정 없이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 검사의 수사 절차에 관한 조항들이 공수처 검사와 특별검사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 수사의 위법성 문제가 제기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체포, 구속,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구속영장 집행, 피의자 출석 요구,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 등 검사의 수사 절차와 관련된 30여개 조항이 공수처 검사와 특별검사에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명확히 하는 개정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공수처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법을 개정해 기존 형사소송법상 검사 관련 규정을 공수처법에 직접 담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수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내용 중 공수처 검사가 검찰청의 후신으로 출범할 공소청 검사에게 사건을 넘길 때 ‘인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검사의 지위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하는 인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가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민주당 김용민·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대표발의안, 혁신당 차규근 의원 발의안을 10일부터 병합심사 중이다. 세부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세 개정안 모두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전날 법안심사 1소위 비공개 회의에 참석해 “실효적 대안 없이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피해자 권리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송치 기록만 보고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록되지 않은 사실은 제대로 발견하기 어렵다”고 보완수사권 폐지에 사실상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