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의 ‘국립 의대 설립 중재안’이 순천대학교의 거부로 사실상 폐기되자 목포지역 사회와 정치권이 순천대를 향해 “의대 유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30년 넘게 이어온 서부권 주민들의 생명권과 의료 숙원이 순천대의 거부로 또다시 무산 위기에 처했다며 강력한 규탄에 나선 것이다.
14일 목포시와 목포시의회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서부권 주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36년간의 숙원이 이번에도 결실을 보지 못한 데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서부권은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 방치된 의료 취약지역인 만큼 국립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을 국가 공공의료 정책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정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의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통합특별시장에게는 서부권 필수 의료 공백을 메울 실질적인 보완대책 마련과 전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원이(목포) 의원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순천대의 거부 결정을 강도 높게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정부에서 맞은 최고의 기회였다. 순천대의 욕심 때문에 왜 우리 목포시민이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인가”라며 “더 이상 순천대는 의대 유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독단적으로 합의를 깨뜨린 순천대에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포 지역사회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순천대는 지자체 중심의 중재를 배제하고 당사자인 두 대학 간 직접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자며 목포대에 맞불을 놓았다.
순천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의대 정원 배정, 대학 통합, 대학병원 설립·승인은 각각 교육부, 두 대학, 보건복지부에서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제삼자의 중재가 아니라 당사자인 두 대학의 합의만이 결론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소재지, 대학 본부 권한 등은 정치적 시한과 압박에 쫓겨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인구 규모와 의료 수요, 재정 타당성, 지속 가능성, 의학교육 인증 적합성 등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합리적 기준 위에서라면 목포대와의 어떤 논의도 열려있다고 밝혔다.
앞서 민형배 시장 인수위는 ‘목포 의대·순천 대학병원 우선 구축’을 골자로 하는 최종 중재안을 마련해 목포대는 이에 동의했으나, 순천대가 수용을 끝내 거부하면서 지자체 주도의 중재안은 성사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