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출석했더니 밖에서 긴급체포”…수사권 남용한 경찰 재판행

경찰서에 자진출석한 절도 피의자를 다시 경찰서 밖으로 불러낸 뒤 긴급체포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14일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병철)는 영등포경찰서 소속 40대 A경위를 직권남용 체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 연합

검찰에 따르면 A 경위는 지난 5월22일 경찰서로 자진 출석한 특수절도 피의자 B씨를 경찰서 밖으로 나오게 한 뒤 긴급체포했다. 이후 “탐문 수사 중 노상에서 우연히 발견해 긴급 체포했다”는 내용의 긴급체포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A 경위는 또 사건 피해품 명목의 현금을 제3자에게서 확보했음에도 B씨로부터 압수했다는 허위 사실을 압수 조서 및 압수수색 검증영장 신청서에 기재하기도 했다.

 

검찰은 5월28일 구속 송치된 B씨로부터 검찰에 “자진 출석을 약속하고 경찰서에 갔음에도 경찰서 밖으로 나오라는 A 경위 요청에 나왔고, 갑자기 체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완수사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참고인 진술과 통화내역, 경찰서 방문 기록 등이 B씨의 주장과 일치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1일 그를 석방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긴급체포할 수 있다.

 

검찰은 경찰이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도망할 염려가 없는 B씨를 경찰서 밖으로 유인해 체포한 행위는 ‘불법 체포’에 해당한다고 보고 A 경위를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송치사건을 충실히 검토하여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이를 통해 형사사법절차에서 적법절차가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업무를 엄정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