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홈플러스 청문회를 27일 개최하기로 했다. 이른바 ‘MBK 먹튀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노동자와 지역경제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와 함께 제시한 ‘최후의 데드라인’인 20일 즉시항고 시점을 넘긴 뒤 열린다는 점에서 사실상 파산 이후의 ‘뒷북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하나의 회사가 파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1만3000여 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 입점·납품 업체, 나아가 지역사회와 소비자, 국민에게도 막대한 피해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홈플러스 청문회 개최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직무대행은 “파산 절차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MBK와 메리츠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로 책임 회피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나아가 노동자의 생존 사수와 관련 업체 지원, 지역경제 보호에도 끝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여당 주도의 원구성에 반발해 ‘상임위 보이콧’을 이어가는 가운데, 16일 범여권 주도로 정무위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회 일정과 증인·참고인 채택을 의결할 계획이다. 다만 청문회 개최일은 27일로, 홈플러스 파산이 현실화된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하면서도 즉시항고 기한인 20일까지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확보 방안을 제출하면 회생절차 연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회생 책임보다는 손실 최소화와 채권 회수에 집중하면서 자금 조달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홈플러스 파산에 따른 대량 실직과 협력업체 연쇄 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정무위원인 민병덕·이강일·박홍배 의원 등은 지난 6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청산 이후 청문회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여당 단독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나 원내지도부와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불참한 상황에서 단독 청문회 개최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집권여당이 대량 실직과 연쇄 도산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치적 부담을 의식하는 사이 홈플러스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은 “지금껏 당 차원에서 한 건 없다”며 “지도부는 파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이 전면에 나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