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지난 11일 오후 7시쯤 전북 김제의 한 저수지.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한 순간, 군산소방서 소속 이혜림(33) 소방위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아버지 이민구(62) 김제소방서 청하의용소방대원도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지역 연꽃축제장으로 향하던 두 사람은 차량을 급히 세운 뒤 곧바로 119에 신고하며 저수지로 달려가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술에 취한 70대 남성은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물에 잠길 듯 위태로운 상태였다. 부녀가 힘을 합쳐 남성을 끌어내던 중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으로 인해 그의 몸이 다시 물속으로 가라앉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이 소방위는 “순간 머리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아버지와 함께 끝까지 붙잡고 물 밖으로 옮겼다”고 긴박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1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갖춘 이 소방위는 육지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이 남성의 의식과 호흡, 외상 여부를 꼼꼼히 살폈다. 다행히 이 남성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가족에게 무사히 인계됐다. 이 소방위는 2014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각종 화재와 구조·구급 현장을 누벼온 베테랑 소방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