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억대 성과급’ 받아도 DSR 반영 줄인다

금융위 등 대통령 업무보고

반도체 벨트 집값 급등 지적에
주담대 산정 2→3년치 소득 반영
“올 가계대출 증가율 1.5% 유지”

李 “장기 연체자 빚 탕감해줘야”
도덕적 해이 비판엔 “선동 영향”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소득 심사에서 성과급 반영 비율을 축소하기로 했다. 특정 연도에 고액의 성과급을 받아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걸 막겠다는 취지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의 수억원대 성과급 지급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대책으로 풀이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우선 엄격한 가계부채 총량관리 기조를 재확인했다. 지난 4월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로 지난해(1.7% 증가)보다 강화된 수준인 1.5%를 발표했는데, 이에 맞춰 가계부채 안정화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주담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성과급 반영 비율 축소’를 제시했다. 기존에는 성과급 등 특별수익이 있을 때 당해연도 수익이 평균보다 20% 이상 늘어났을 경우에만 2년치 평균을 내 대출 한도를 산정했다. 20%가 되지 않으면 최근 1년치 소득이 반영된다. 한 번 고액의 성과급을 받아 소득으로 인정되면 대출 한도가 올라가는 구조다. 이를 3년치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조정해 실제 상환능력을 넘어서는 대출을 제한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 임직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 동탄 등 ‘반도체 벨트’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배경에 해당 기업들의 고액 성과급 지급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주담대와 관련해 금융사들에 대한 자본규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고액·고DSR, 고가주택 등 고위험 주담대에 대해선 은행이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해 금융사의 주담대 취급 유인을 줄여나가겠다는 취지다.

 

서민에게 100만원을 4%대 금리로 10년간 빌려주는 새로운 불법사금융예방대출도 선보인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붙은 매물 정보지.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자산 배분에서 부동산 비중이 여전히 너무 크다. 매우 원시적”이라며 “가용자원이 부동산에 묶이면서 경제성장과 자원 배분에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른바 ‘사람 살리는 금융’에 관한 금융위 보고를 받은 뒤 “우리나라는 빚을 탕감해 주는 데 가혹하리만큼 엄격하다”며 “갚을 능력이 없는 장기 연체 채무자들은 빨리 정리해 줘야 한다”고 지시했다. 도덕적 해이 우려에 대해서는 “연체 채무 정리를 두고 ‘누가 성실히 빚을 갚겠느냐’고 하지만, 이 역시 선전·선동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