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1만320원)보다 3.7% 오른 1만700원으로 확정됐다. 3.7%는 2022년 심의(5.0%)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인데 노사 모두 심의 결과에 불만을 표했다.
15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날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380원(3.7%) 오른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주 40시간, 월 209시간 근무)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이다. 내년도 인상률은 역대 정부 중 두 번째로 낮았던 올해 인상률보다 높게 결정됐다. 최근 5년간 심의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전년 대비 인상률)은 2022년 9160원(5.05%), 2023년 9620원(5.0%), 2024년 9860원(2.5%), 2025년 1만30원(1.7%), 2026년 1만320원(2.9%)이었다.
◆위원장 “합의에 준하는 표결” 자평
◆노동부·최임위, 제도 개선 책임 미뤄
올해 최임위에서는 공익위원들이 이례적으로 심의가 끝나기도 전에 제도 개편에 대한 권고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방식 논의 등 새로운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익위원들은 “최임위는 올해 도급제 최저임금액 등을 논의했으나 부결됐다”며 “최저임금 심의에서 매년 유사한 논의가 반복되고 공전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 제도개선 추진단’을 하반기 내에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가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최저보수제 마련 및 시행’을 국정과제로 정했는데 최임위와 노동부 간 책임 전가가 계속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최임위에 올해 심의에서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별도 최저임금 적용 논의를 요청했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공익위원들 권고안은 일종의 알리바이”라며 “도급제 적용 심의를 요청했는데 제대로 안 한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노동부 내에서 도급제 등 제도개선을 다루라는 건 또 다른 논쟁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최임위 내에서 분과위원회나 회의체를 꾸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동부가 제도개선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오 실장은 “플랫폼을 통한 배달라이더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최근 나왔고, 올해 국제노동기구(ILO)가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국제 협약을 채택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 문제에 가장 앞장서야 하는 건 정부”라고 강조했다. 심의촉진구간 산정 기준 시비도 반복됐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산정에서 제외했는데 지난해에는 상한선을 정하면서 이를 활용했다. 해마다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소장은 “1988년 첫 시행으로 최저임금제가 40년 가까이 됐는데 매년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결정 구조부터 공익위원 추천 방법까지 제도 전반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